공유하기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은 여름방학엔 자신의 목표와 학습 스타일에 맞는 학습 방법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대 경제학부 2학년 공현지 씨(20), 고려대 경영학과 2학년 한재현 씨(20), 연세대 의예과 1학년 김도현 씨(19)는 학원수업과 인터넷 강의(인강), 다양한 문제집과 참고서를 자기주도적으로 활용해 학습 효과를 톡톡히 봤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적게는 5점, 많게는 20점을 끌어올린 이들이 사교육을 ‘포트폴리오’한 노하우를 소개한다.》
○ ‘참고서+문제집+인터넷 강의’…개념 완벽 이해
혼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시간 관리에 철저한 학생이라면 방학 학습목표에 딱 맞는 문제집과 참고서, 인터넷 강의를 적절히 조합해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 씨는 오후 1시까지 학교에서 진행하는 보충수업을 듣고, 나머지 자율학습 시간엔 문제집과 참고서, 인강을 활용해 공부했다.
고교시절 여름방학을 ‘개념 총정리’의 시간으로 활용했던 한 씨는 ‘참고서→문제집→인강’ 순으로 공부하는 계획을 세웠다.
먼저 개념정리가 잘돼 있는 참고서로 핵심 내용을 이해하고, 문제집을 풀며 정확히 이해했는지 확인한 다음 인강을 들으며 그날 공부했던 내용을 총정리하는 방식으로 공부한 것. 같은 내용을 세 번 이상 반복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배가 된다는 게 한 씨의 설명이다.
한 씨의 참고서, 문제집 활용법은 과목마다 조금씩 다르다. 언어영역은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개념정리 위주의 참고서를 5권 이상 봤다.
한 씨는 “같은 작품에 대한 관점이나 해설이 다른 참고서들을 비교분석하며 공부하면 작품 자체를 이해하는 능력이 길러진다”면서 “교과서 외에 실린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어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동시에 대비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수리영역은 개념정리가 잘돼 있는 문제집 한 권을 먼저 푼 뒤 모의고사 또는 수능 기출문제 모음집, 심화 응용문제 위주의 난도 높은 문제집을 차례로 풀었다.
문제를 풀다 다른 문제집에서 본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나오면 의도적으로 다른 방법으로 풀었다. 풀이과정은 수학노트에 깔끔하게 정리한 뒤 수시로 들여다봤다.
한 씨는 “난도와 특징이 조금씩 다른 문제집을 여러 권 풀면 다양한 유형의 문제에 대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문제 풀이에 대한 감(感)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강은 중요한 개념을 총정리해주는 식으로 진행되는 ‘개념편’만 들었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않고선 어떤 강의를 들어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생각에서였다. 온라인 강의는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쉬운 오후 4∼6시, 10시 이후에 활용했다. 시간 낭비를 막기 위해 ‘딱 한 번만 듣겠다’는 각오로 강사의 설명을 빠짐없이 받아 적으며 수업을 들었다.
○ ‘단과학원+인터넷 강의+문제집’…취약과목 철벽방어
자율적으로 공부할 때 학습효과가 높게 나타나지만 시간관리에 자신이 없는 학생이라면 학원 수업을 뼈대로 학습계획을 세운 뒤 온라인 강의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여름방학을 ‘취약과목 보충’기간으로 삼았던 공 씨와 김 씨는 일주일에 2, 3번 3시간씩 수업이 진행되는 단과학원에 다녔다.
이들은 “단과학원 수업은 ‘미·적분 한 달 완성’ ‘실전 문제풀이’처럼 종류가 다양해 취약 부분을 콕 집어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집중이 흐트러지기 쉬운 오후 시간대에 학원 수업을 듣도록 방학계획표를 짜면 학습의 흐름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 씨의 아킬레스건은 수리영역이었다. 1, 2등급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수리영역 성적 때문에 공 씨는 매년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마친 뒤 강사 한 명당 학생 2, 3명이 함께 공부하는 소수정예식 단과학원에 다녔다.
공 씨는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바로 강사에게 질문할 수 있어 한 번에 정확히 내용을 익힐 수 있다는 게 소수정예식 단과학원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매년 여름방학 학교 보충수업을 듣지 않고 단과학원 수업과 인강, 자율학습으로 구성된 시간표를 짜 독서실에서 독립적으로 공부했다. 주변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는 자신의 성격을 고려해 다른 학교 학생들과 공부하는 단과학원 수업을 들으며 공부하는 방법을 택한 것.
다른 학생들이 매일 아침 학교에 등교하는 것처럼 김 씨는 오전 8시까지 독서실에 도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단과학원은 수리영역의 경우 주중엔 개념정리 위주의 수업이, 주말엔 모의고사 실전 문제풀이가 진행되는 ‘통합형’ 수업을 들었다. 외국어영역은 일주일에 두 번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을 듣고, 수업이 없는 날엔 1시간씩 ‘영문법 강의’ 인강을 들었다.
이들은 집중력이 떨어지는 점심 직후, 체력이 떨어지는 오후 8시 이후에 인강을 활용했다. 흥미롭게 전개되는 인기 강사의 강의를 들으면 학습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학업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다소 완화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 학원(학교)과 독서실 사이를 오갈 때도 이들은 PMP로 인강을 들으며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다.
공 씨는 “혼자 공부하다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그때그때 메모를 해 놓고 주말에 인터넷 질문 게시판에 한꺼번에 올린다”면서 “실시간으로 답변이 달리기 때문에 인강을 잘 활용하면 개인과외를 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