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빨리빨리’에 치밀함을 더하자

  • 입력 2009년 6월 26일 07시 00분


거스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에 와서 제일 먼저 배운 말 중 하나가 ‘빨리빨리’라고 한다. 외국에 나가서도 한국 관광객이 자주 찾는 식당을 가면 종업원들이 먼저 ‘빨리빨리’를 외친다. 어느새 ‘빨리빨리’가 한국을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 과거 한때 시간관념이 없고 느슨한 우리를 가리켜 ‘코리안 타임’이라고 비아냥대던 것과 비교하면 실로 격세지감이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신속히 대응하는 시스템으로 나타난 스피드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강력한 경영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빠른 것이 최대의 경쟁력을 창출하는 시대가 되었으며,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이를 ‘생각의 속도’로 압축하여 표현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아우르는 광대한 영토를 정복한 몽골은 철저한 속도전으로 전쟁을 수행하였다고 한다. 여러 필의 말을 같이 끌고 달리다 타던 말이 지치면 다른 말로 갈아타 가면서 빠른 속도를 유지하였다고 하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스피드는 역시 강한 경쟁력임에 틀림없다.

한국이 50여 년 만에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을 이루어낸 것은 ‘빨리빨리’의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자장면 배달이며 초고속 택배, 출근 시간 지하철을 타기 위해 무리지어 뛰어다니는 사람들, 단 1시간의 점심시간 안에 식사를 끝내고 당구 한 게임까지 너끈히 소화하는 스피드는 다른 나라 사람이 감히 따라하기 힘든 것들이다.

혹자는 이것이 군사문화의 소산이며, 그래서 거칠고 품질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소리도 한다. 그러나 무한경쟁 시대에서의 빠른 일 추진은 집중도를 높여 오히려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강점이 된다. 스피드에 치밀성을 더한다면 실로 무서운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효과는 실제로 인터넷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터넷 강국이 되었다. 해외출장 중에 인터넷을 하다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한국 사람만이 가지는 공통점일 것이다. 스피드는 이제 선진 대한민국을 견인해 가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8월 7일부터 80일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리는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은 인천이 얼마나 빠르게 미래 국제도시를 건설하고 있는지를 현장에서 보여줄 것이다. 송도컨벤션센터, 테크노파크, 인천대교, 3개의 특급 호텔, 66층 동북아타워, 유비쿼터스 체험관, 센트럴파크, 골프코스 등이 완공됐거나 막바지 개장 준비 중이다. 불과 5년여 만에 이루어진 품질과 속도의 결정체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빨리빨리’는 한국의 경쟁력이며 더욱 발전시켜야 할 강점이다. 치밀함과 속도를 결합한 신개념 ‘빨리빨리’를 한국의 브랜드로 세련화하면 글로벌 무대의 주인공 자리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최재근 인천관광공사 사장 jgchoi668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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