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입주 코앞 교하신도시 아직도 ‘공사중’

  • 입력 2009년 6월 26일 02시 51분


경기 파주시 교하신도시의 첫 입주가 30일 시작되지만 편의시설과 도로 공사는 25일에도 마무리되지 못한 채 계속되고 있다. 이동영 기자
경기 파주시 교하신도시의 첫 입주가 30일 시작되지만 편의시설과 도로 공사는 25일에도 마무리되지 못한 채 계속되고 있다. 이동영 기자
30일 입주 ‘유비쿼터스 도시’
도로-학교-편의시설 안갖춰져
“쪼개기 개발로 입주민 피해”

땅을 파고 다지는 중장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간신히 중앙분리대만 만들어진 도로에는 아직 차선이 그려지지 않았다. 인도가 만들어질 공간은 아직 붉은 흙이 거칠게 깔려 있었다. 아파트 단지 주변 어디에도 이정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가로등도 신호등도 없었고 10m²도 안 돼 보이는 조립식 ‘방범초소’는 경찰관 배치 계획도 없이 먼지만 뿌옇게 쌓여 있었다. 대한주택공사가 ‘치안, 응급구호, 환경감시, 지역교통 등을 연결하는 관리·보안·생활정보 인프라를 구축한 대한민국 첫 번째 유비쿼터스 정보도시’라고 자랑하는 경기 파주시 교하신도시의 25일 모습이다.

○ 먼지 속에 입주하는 첨단 신도시

교하신도시는 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첫 입주 단지는 1123채로 구성됐으며 연말까지 5623가구가 입주한다. 입주를 코앞에 둔 시점이지만 아파트 단지만 외형을 갖췄을 뿐 주변 도로와 학교, 편의시설 등은 아직 ‘공사 중’이다.

일산신도시에서 파주로 가는 지방도 310호선에서 첫 입주단지인 한빛마을로 가려면 좌회전을 해야 하지만 입주 예정자들은 이정표가 없어 어림짐작으로 방향을 잡아 공사판과 다름없는 진입도로에 들어서야 한다. 도로 끝에서는 여전히 아스팔트 포장공사를 하는 중장비들이 굉음을 내며 움직이고 있었고 인부들은 인도에서 전기시설물 매설 공사를 하고 있었다. 단지 주변 도로에는 차선도 그려지지 않았고 인도, 가로등, 신호등, 이정표도 제대로 마무리된 것이 없었다. 병원, 약국을 비롯한 생활편의시설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경의선 복선 전철이 7월부터 개통되기 때문에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은 15분 간격으로 운행될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자동차로 다녀야 하는 주민들은 상당 기간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교하신도시의 광역교통망인 제2자유로는 내년 말에야 완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존 자유로와 교하신도시를 잇는 김포∼관산 도로도 9월이 돼서야 부분 임시 개통되고 연말에야 완공된다. 단지 입구에 방범초소가 설치됐지만 파주경찰서는 아직 경찰관을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예정된 장거리 통학

그동안 개발된 수많은 택지개발지구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입주하기 전에 기반시설, 특히 학교가 제때 개교되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는 것이다. 첨단을 내세운 교하신도시도 마찬가지로 학교가 제때 개교하지 않아 초기 입주민들은 자녀들을 멀리 떨어진 학교로 보내야 한다. 초등학교는 내년에야 4개교가 문을 연다. 이 때문에 30일부터 입주하는 주민들은 단지에서 1.4km 떨어진 초등학교로 자녀들을 보내야 하는데 통학로조차 아직 공사 중이라 학부모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중학교는 9월에 1개교가 문을 열기 때문에 사정이 좀 낫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2011년이 돼서야 생기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는 금촌이나 교하읍내까지 통학해야 한다. 내년에 개교하는 초등학교에 병설 유치원이 생기는데 그때까지는 일산이나 금촌 등 다른 지역 유치원에 보내야 할 처지다.

○ ‘공사판 입주’의 원인은 쪼개기 개발

일산신도시보다 큰 규모인 1650만 m²에 모두 20만5000여 명이 거주하게 될 교하신도시가 ‘첨단도시’를 내세우면서도 되풀이됐던 ‘공사판 입주’를 반복하게 된 것은 거대단지를 1, 2, 3지구 등으로 쪼개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14년까지는 계속해서 진입도로와 각종 편의시설 공사가 지속될 예정이고 입주민들의 공사판 입주도 그때까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겉은 거대단지이지만 쪼개기 개발로 입주와 공사가 계속되기 때문에 완공 이전까지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근본 처방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주택공사 관계자는 “입주민 불편해소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