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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메가시티 미래의 경쟁력]<7>中, 질주하는 초광역경제권

동아일보
입력 2009-06-24 02:59업데이트 2020-03-0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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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게… 더 빠르게” 中 거대 광역경제권 3龍 용틀임
중국 톈진(天津) 시 빈하이(濱海) 신구는 중국 대도시권 성장전략의 표본으로 꼽힌다. 이곳의 타이다(泰達) 금융광장 지역에는 영국계인 HSBC, 중국은행, 중국민생은행, 톈진은행, 중국건설은행 등 국내외 은행들이 입주해 있었다.
서울과 인천을 합한 것보다 넓은 이 지역에 이미 4000개 이상의 외국계 기업이 들어와 있다. 이들 기업과 앞으로 입주할 기업의 지원을 위해 투자서비스센터와 금융기관을 한곳에 모았다는 설명이다.
빈하이 신구의 면적은 2270km²로 서울의 4배에 가깝지만 베이징권(베이징과 톈진)을 견인하기 위한 여러 거점 가운데 하나다. 중국 정부는 인구 2100만 명의 베이징권을 인근 탕산(唐山) 지역을 포함해 ‘징진탕(京津唐·베이징-톈진-탕산)’ 경제권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베이징 광역경제권이 한국 인구와 맞먹는 4400여만 명의 ‘거대 광역경제권’으로 도약하고 있는 것이다.
○ 한국 전체와 맞먹는 거대한 경제권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모니터그룹의 세계 20개 메가시티리전(MCR) 경쟁력 조사에서도 상하이권(상하이)과 베이징권(베이징, 톈진)은 각각 12위와 13위로, 11위를 차지한 한국의 경인권을 바짝 뒤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성장잠재력은 상하이권이 이미 경인권을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집적에 따른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거점도시와 성 단위의 광역지역을 한데 묶는 거대 광역경제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각 경제권이 독자적으로 경쟁국가와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상하이권은 저장(浙江) 성, 장쑤(江蘇) 성 일대까지 포함한 창장 강 삼각주의 거대 광역경제권으로 발전하고 있다. 홍콩·마카오와 연접한 광둥(廣東) 성을 포함하는 주장 강 삼각주 지역의 경쟁 상대는 한국 전체다. 광둥 성 정부는 올해 4월 ‘주장 강 삼각주 개혁발전계획’에서 2020년까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따라잡겠다고 발표했다.
3대 거대 광역경제권의 특구와 신구에 대한 세금 감면 등의 특혜도 늘리고 있다. 2007년 11월 중국 공산당 17차 대회는 “앞으로도 경제특구와 푸둥(浦東) 신구, 빈하이 신구가 더욱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기본방침을 정식으로 채택했다.
박인성 저장대 교수(토지관리학)는 “중국 광역경제권 발전의 특징은 거대한 규모와 빠른 속도, 철저한 전략적 접근과 개발 계획, 도시들의 기능 분담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빈하이신구 면적 서울 4배…베이징-톈진 열차 29분주파

▲동아일보 장강명 기자

○ 경제권 간 분업 협업 이루며 성장
중국 정부의 거대 광역경제권 구상을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이 고속열차를 통한 광역 교통 인프라다. 베이징 남역에서 지난해 개통된 시속 330km의 베이징∼톈진 쾌속열차를 타고 29분을 달리자 톈진역에 도착했다. 이전까지 베이징에서 톈진까지의 시간 거리는 1시간 30분가량이었다. 이 쾌속열차의 개통으로 징진탕 내의 베이징과 톈진은 상호보완적인 분업과 협업 관계를 이루며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을 문화와 3차산업 중심, 톈진을 물류와 제조업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다.
수도경제무역대 주얼쥐안(祝爾娟·여) 교수는 “국무원 국가발전기획위원회가 도시의 성격과 위상을 정하면 각 성과 시가 그에 맞게 공간 배치를 한다”고 설명했다.
공산당이 권력을 장악한 중국의 정치구조가 한국 인구와 맞먹는 거대 광역경제권의 전략적인 개발 계획과 도시 간의 기능 분담을 가능하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
광역경제권의 전례 없는 성장은 그 자체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IBM은 11일 세계철도혁신센터(GRIC)를 베이징에 열었다. 철도산업 분야의 혁신이 중국에서 나올 것이란 판단에서다. 키스 디억스 IBM 이사는 “유럽이 고속철을 먼저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고속철과 관련한 기술 개발과 운영 노하우를 중국이 유럽에 가르쳐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대 경제권 세금감면 특혜…세계 메가시티리전 맹추격
○ 제4, 5의 경제권들도 ‘전진 앞으로’
중국 광역경제권이 글로벌 MCR로 도약하기 위해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주장 강 삼각주는 개혁 개방의 선두 주자와 ‘중국의 관문’이라는 초기 역할에서 현재는 다른 경제권과 거의 차별화가 되지 않고 있다. 창장 강 삼각주는 교통 혼잡과 인구 고령화, 환경오염 등의 문제에 당면하고 있다. 징진탕은 심각한 물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다.
3대 광역경제권과 다른 지역 간의 격차도 문제다. 중국 정부가 2006년부터 시작한 11차 5개년 계획에서 다른 지역의 발전도 도시군(광역경제권) 형태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이시(海西) 경제권, 산둥(山東) 반도 일대, 랴오닝(遼寧) 성 중남부, 쓰촨(四川) 성-충칭(重慶) 경제권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대만을 마주보고 있는 하이시 경제권은 위안화와 신대만폐(대만 달러)가 통용되는 ‘통화특구’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톈진=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동행취재 박인성 저장대 교수

▼ ‘反哺’ 통하는 中 ▼
“새끼까마귀가 자라면 어미 봉양”
광역권 先개발에 지방 반발 없어

중국은 한정된 자원을 베이징권, 상하이권 등 거점 광역경제권에 집중하는 거점개발 방식의 성장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른바 경제 성장의 초기 단계에서는 주요 광역경제권을 먼저 발전시켜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이른바 ‘반포(反哺) 전략’이다.
이 말은 새끼 까마귀가 자란 뒤에는 늙은 어미에게 먹을 것을 물어다 주며 봉양한다는 뜻의 ‘반포지효(反哺之孝)’에서 나왔다. 시장 개방 초기에 개혁 개방이 먼저 이뤄진 선전(深(수,천))특구, 푸둥신구 등을 중심으로 외화를 벌어들여 다른 지역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이다. 중국사회과학원 리칭(李靑) 박사는 “지역 간 격차는 다 같이 잘사는 ‘공동부유(共同富裕)’로 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개발 거점을 어디로 정하느냐를 두고 주변 도시의 불만은 있지만 창장 강 삼각주의 개발 거점을 푸둥으로 정할 때 장쑤 성이나 저장 성에서 “난징(南京)이나 닝보(寧波)도 있다”는 의견을 내는 정도다. 고도의 중앙집권국가인 중국에서 중앙 정부가 결정한 사항에 지방이 반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난카이(南開)대 빈하이개발연구원의 저우리췬(周立群) 상무부원장은 “경제 성장을 하려면 조건이 좋은 지역에 먼저 투자해야 한다”며 “다만 개발 순위가 밀리는 지역 주민이라도 복지, 교육, 위생 등 공공서비스에서는 차별 받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집중 육성하고 있는 광역경제권과 다른 지방의 경제력 격차는 고민거리다. 중국 서북부 황허(黃河) 강 상류에 위치한 간쑤(甘肅) 성의 2007년 기준 주민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6835위안(약 129만 원)이지만 상하이 시는 6만5347위안(약 1241만여 원)으로 그 10배에 가깝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현재 시행 중인 11차 5개년 계획(2006∼2010년)에서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지역협조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서부대개발’ ‘동북진흥’ ‘중부궐기’ 등 내륙 지역에 다른 성장 거점을 만들어 발전시킨다는 것이지 결코 앞서 가는 지역을 규제하자는 식은 아니다.
상하이=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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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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