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생기 되찾은 남부시장

  • 입력 2009년 6월 23일 06시 44분


빈 점포 무료임대 큰 성과… 20일만에 40곳 입주 계약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어요. 시장 상인들이 ‘한번 해보자’며 뭉쳤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 힘이 나네요.”

대구 남구 대명동의 전통(재래)시장인 남부시장에 최근 생기가 돌고 있다. 이곳 상인들이 침체된 상권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시장 내 빈 점포 무료 임대 사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남부시장상인연합회는 시장 내 145개 점포 가운데 비어 있는 점포 45곳을 무료로 빌려주는 사업을 이달 초에 시작했다. 이들 점포는 상인연합회가 소유주에게서 위탁을 받아 관리를 해왔다.

이들 점포는 내놓은 지 20일 만에 40곳의 입주 계약이 맺어졌다. 무료 임대 계약기간은 2년. 1년은 임대료나 관리비 부담 없이 장사를 할 수 있으며 나머지 1년은 한 달에 4만∼5만 원의 관리비를 내야 한다. 이들 점포는 식당 등으로 개점하기 위해 실내 장식을 하는 등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상인연합회는 빈 점포를 청소해 주고 지역 미술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건물 외관에 그림을 그려 새롭게 단장했다. 남구도 이들 점포를 대상으로 간판 설치비 등을 지원했다.

빈 점포에 입주할 예정인 이모 씨(27)는 “새로 마련한 점포에 분식점을 열 예정”이라며 “주민들이 즐겨 찾는 식당이 될 수 있도록 메뉴 준비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장 내 빈 점포를 무상으로 빌린 손모 씨(49)는 “민물고기 전문점을 낼 것”이라며 “남부시장의 명소로 만들어 시장 상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밝혔다. 남구 박종석 시장경제계장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이곳 상인연합회와 함께 일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다른 전통시장으로 이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남부시장 박동석 상인연합회장은 “시장 부근에 대형 할인점 등이 들어서 손님이 줄면서 폐업 등으로 빈 점포가 늘어 상가 분위기가 말이 아니었는데 비어 있는 점포를 무료로 빌려주어서라도 시장을 한번 살려보자며 상인들이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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