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신문 ‘노무현前대통령 시점 칼럼’ 논란

  • 입력 2009년 6월 4일 12시 23분


대구의 한 지역신문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언 형식으로 쓴 칼럼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신문은 1일 이 신문사 소속 김 모 주필이 쓴 '천국서 보내는 두 번째 유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김 주필은 칼럼에서 노 전 대통령 시점으로 글을 쓰면서 "방송들이 고맙게도 저의 모자란 모습들을 좋은 모습으로 비쳐 보여주신 건 감사하지만 저는 천국에 와서 제 자신의 참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영웅이 아닙니다. 저의 죽음은 왜적의 총탄을 맞고 쓰러진 이순신 장군의 호국의 죽음도 아니고 질병의 고통 속에서도 한글을 창제하다 병고로 쓰러지신 세종대왕의 애민(愛民)의 죽음도 아닙니다. 방송이나 인터넷은 더 이상 저를 마치 희생당한 영웅인양 그리지 말아 주십시오"라고도 썼다.

김 주필은 영결식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사죄하라'고 소리쳤던 백원우 의원에 대해서도 "외국인과 해외 TV가 중계되는 영결식장 앞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고함을 지른 나의 옛 비서에게도 당부합니다. '자네 같은 친구를 비서로 썼던 내가 부끄럽다'고…"라고 표현했다.

김 주필은 또 노 전 대통령의 유족에게 2004년 3월 한강에 투신자살한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유족을 찾아 사죄하라고도 했다.

"사랑하는 아들 딸아, 검찰이 내 처지를 감안해 행여 수사를 중단하더라도 이 아비 모르게 미국 땅에 계약서 찢었다는 아파트 얻어 둔 게 정말 있다면 끝까지 되돌려 주거라. 그것이 우리 집안과 이 아버지의 남은 자존심을 지켜주는 길이다. 그리고 엄마랑 함께 대우 南(남상국) 사장 유족을 찾아가 나 대신 위로와 사죄를 전하거라 그게 사람 사는 도리였다."

칼럼이 실리자 이 신문사 게시판 등에는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누리꾼들의 비난 섞인 글이 오르고 있다.

이 신문사는 비난이 잇따르자 홈페이지에서 3일 밤 해당 칼럼을 삭제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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