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중국산-국산 혼합 저질 고춧가루 적발

  • 입력 2009년 6월 1일 06시 44분


전북경찰청, 5년간 3만kg 허위표시 판매업자 영장

중국산 고추나 고추씨를 빻아 만든 가짜 국산 고춧가루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고춧가루는 말린 고추와 달리 육안으로 원산지를 구별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데다 최근에는 중국산과 국내산 고추의 혼합비율을 속이는 방식으로 원산지를 허위 표시하며 단속을 피하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29일 중국산 냉동고추와 불량 고추, 국산 고추를 섞어 만든 저질 고춧가루를 시중에 유통한 완주시 모 방앗간 주인 최모 씨(58)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최 씨에게서 고춧가루 1만4000여 kg을 구입해 김치를 만들어 판 김치제조업체 대표를 불구속 입건했다. 28일에는 중국산 고춧가루로 김치와 깍두기 24만여 kg을 담가 국산을 썼다고 속여 학교 등에 납품한 사업자가 구속됐다.

최 씨는 5년여 동안 국산과 중국산을 5 대 5 비율로 섞어 빻은 고춧가루 3만여 kg을 7 대 3으로 혼합한 것으로 표시해 식품 도매상과 김치공장 등에 공급했다. 최 씨는 병충해로 일찍 떨어지거나 제대로 건조되지 않아 쓸모없는 일명 ‘희나리 고추’를 전주시내 재래시장에서 사다가 섞어 넣기도 했다.

오랫동안 단속에 걸리지 않은 것은 중국산과 국산 고춧가루를 눈으로 식별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산 말린 고추는 윤택이 나지 않고 과육이 얇아 일반인도 가려낼 수 있지만 분쇄 과정을 거친 고춧가루는 전문가도 구분하기 어렵다. 중국에서 고추를 냉동 상태로 들여올 경우 건조기에 넣고 말리는 동안 색이 어두워져 구별이 가능하지만 최 씨는 노란 고추씨를 함께 빻아 색깔도 맞추고 단가도 낮췄다.

전북도 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원산지 표시에 의심이 가는 제품이 있으면 창고에 보관된 고추의 원산지를 따지고 장부를 확인하기도 하지만 혼합비율을 교묘하게 바꾸는 것까지 모두 단속하기는 어렵다”며 “싸고 질 좋은 농산물은 없다고 생각하고 원산지를 항상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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