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고려청자 서해뱃길 답사

  • 입력 2009년 5월 20일 06시 39분


내달 항로 본격재현 앞두고 강진군 어업지도선 띄워

마량항~강화도 550㎞ 구간

전남 강진군이 고려청자 서해 뱃길 재현을 앞두고 사전답사에 나섰다.

강진군은 선장과 선원 등 8명을 태운 군 어업지도선(전남 218호)이 18일 마량항을 출항해 인천 강화군 교동면 내포항까지 550km 서해뱃길 답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항해는 8월 초 고려청자를 실은 ‘온누비호’의 고려청자 서해 뱃길 재현에 앞서 항로 개척 등을 위한 것이다. 21일까지 4일간 항해하는 답사선에는 선장과 기관장, 돛잡이, 키잡이 등이 탑승했다. 답사선은 신안군 압해도, 전북 부안군 격포, 고군산열도, 십이동파도와 고려청자가 무더기로 발견된 충남 태안군 안면도, 여흥도, 강화군 교동면 월선포를 지나 북방한계선(NLL)까지 왕복한다. 당초 개성까지 항해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남북관계 악화로 강화군 교동면 까지만 가기로 했다.

이 사업은 고려 중기 9세기부터 강진 고려청자가 서해 뱃길을 따라 개성까지 운반됐던 길을 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재현하는 프로젝트. 당시 청자를 실었던 배는 국립해양유물관에서 ‘온누비호’(길이 19m, 너비 5.8m, 높이 2.2m)로 새롭게 태어난다.

6월 말 완성되는 온누비호는 2개의 대형 돛과 호롱, 치(방향타) 등을 갖추고 동력 추진이 가능하도록 2개 엔진(450마력)이 장착된다. 온누비호는 강진청자축제(8월 8∼16일)에 맞춰 8월 3일 마량항을 출항해 축제 전날인 7일 강화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뱃길 재현에 사용될 배는 공모를 통해 ‘어기어차 온누비호’로 명명됐으며 강진에서 생산된 청자 수백 점을 싣고 출발한다.

강진군 대구면 일대는 9세기부터 14세기까지 500여 년간 고려청자가 생산됐던 곳으로 현존 문화재급 청자의 85%가 이곳에서 생산됐으며 충남 태안 앞바다 등에서 발굴된 수만 점의 청자도 강진에서 개성으로 가던 중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진군은 다음 달 9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고려청자 운송의 역사적 의미 등을 되새기는 ‘청자보물선 뱃길재현기념 국제학술심포지엄’을 연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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