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광양캠퍼스 건립 난항

  • 입력 2009년 5월 12일 03시 03분


국립 순천대의 광양캠퍼스 설립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들어 사실상 승인을 받았으나 6개월이 지나도록 승인이 확정되지 않아 대학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로는 드물게 순천대의 광양캠퍼스 건립에 6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광양시와의 양해각서(MOU)도 효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순천대는 2008년 10월 2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광양캠퍼스 설립 인가 요청을 했다. IT융합공학과 등 4개 학과를 중심으로 특성화된 공대를 설립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대학의 생존을 위해 순천대가 2007년 자연과학대학을 없애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한 이후 특성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이에 교과부는 국토해양부에 협조 공문을 보내 “캠퍼스 건립에 필요한 도시계획수립 절차가 빠른 시간 안에 진행될 수 있도록 전라남도에 협조 요청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바로 며칠 뒤 교과부는 국토해양부와 전라남도에 다시 공문을 보내 자신들의 요청을 보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서갑원 의원(순천)이 여론수렴 미비를 이유로 교과부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반대 의견이 접수되자 승인을 보류한 것이다.

이후 순천대는 교수와 총학생회, 동문회 등이 나서 서 의원과 지역 여론 설득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큰 진척이 없는 상태다. 순천대는 광양시로부터 지난해에 우선 지원받았던 50억 원을 다시 돌려주었다. 최근 광양시에서는 ‘2010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조건으로 협약을 맺었는데 이를 지키지 못하면 협약을 원점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 의원 측은 “광양시가 지원하기로 한 연 50억 원으로는 대학 운영이 힘들어 추가 재원을 확보한 뒤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순천대 장만채 총장은 “광양캠퍼스에 다닐 학생 480명의 장학금과 기숙사비는 광양시의 지원금으로도 충분하다”며 “일각에서 대학 특성화를 위한 다른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반대만 한다”고 주장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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