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盧를 ‘前정권’으로 호칭”

  • 입력 2009년 4월 30일 02시 57분


檢은 ‘전대통령’으로… 조서엔 ‘피의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뭐라고 부를까.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을 지칭할 때 이름이나 직책 대신 ‘전(前) 정권’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있다고 한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팀은 박 회장이 처음 “‘전 정권’에도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 가운데 누군가일 것으로 생각하고 재차 신문을 하다가 이 표현이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지칭한 것임을 알고 적잖이 놀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1945년생인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보다 한 살 위지만 이름을 대놓고 부르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대통령님’으로 높여 부르기도 어색하기 때문이라는 게 박 회장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박 회장은 세 살 위인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에 대해서는 ‘형님’이라고 꼬박꼬박 존칭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과 노 씨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어 면회실 같은 곳에 오가다 종종 스치는 일이 있다는 것. 박 회장은 그때마다 노 씨에게 “형님, 안녕하십니까”라고 깍듯이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넨다는 게 목격자들의 전언이다.

한편 검찰 수사팀은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노 전 대통령을 조사할 때는 예우상 ‘피의자’ 대신 ‘전 대통령께서는∼’ 식으로 호칭할 계획이다. 그러나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법률 용어인 ‘피의자’로 기재된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영상취재=멀티미디어기자협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