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나 사장 친척인데”…직원 안심시키고 편의점 털어

  • 입력 2009년 4월 27일 02시 58분


“사장이 우리 이모부인데 일은 좀 할 만해요?” 지난달 15일 새벽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한 편의점에 들어선 범모 씨(20)가 종업원 이모 씨(21)에게 말을 걸었다. 매장을 한 바퀴 돌아본 범 씨는 이 씨에게 담배 한 대를 권하며 ‘작업’에 들어갔다.

“일하면서 힘든 거 없어요? 내가 이모부한테 잘 얘기해줄게요.” 범 씨는 이어 “카운터는 내가 볼 테니 편안하게 볼일을 보라”며 이 씨를 안심시켰다. 이 씨가 창고에 물건을 가지러 간 사이 범 씨는 카운터에 있던 현금 74만 원을 챙겨 편의점을 떠났다. 범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전국의 편의점을 돌며 22차례에 걸쳐 2000여만 원의 금품을 훔쳤다. 지난해 초 편의점 절도로 검거된 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으나 집행유예 기간에 또 범행을 저질렀다.

범 씨는 한 지역에서 같은 수법을 반복할 경우 범행이 탄로날 것을 우려해 전국을 돌며 편의점을 털었지만 24일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범 씨는 경찰조사에서 “새벽에 주인 없이 혼자 일하는 편의점 ‘알바생’들은 대부분 고교생이나 20대 초반이라 사회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잘 속아 넘어갔다”고 말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6일 범 씨를 절도혐의로 구속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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