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의 친구, 앞산을 소개합니다”

  • 입력 2009년 4월 10일 06시 59분


앞산공원 숲 해설가

예근수-배순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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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 앞산에 오셨으니 저기 보이는 숲을 향해 큰 소리로 ‘반갑습니다’라고 한번 인사를 하시죠. 이젠 심호흡을 크게 하시고 천천히 올라가 볼까요…. 앞산의 나이는 약 1억 년으로 추산됩니다. 화산이 폭발해 이뤄진 산이죠. 1억 년 전 이곳에서 살던 공룡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어요. 이곳에는 개나리와 벚꽃나무는 물론 때죽나무, 생강나무, 팥배나무 등 570여 종의 나무가 서식하고 있어요….”

6일 오전 10시 대구 남구 앞산의 속칭 큰골 입구. 앞산공원 숲 해설가인 예근수 씨(48)와 배순화(44·여) 씨 등 2명이 등산객 10여 명에게 숲의 생태계, 역사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예 씨는 “앞산에 분포돼 있는 암석은 대부분 안산암으로 화강암 등으로 이뤄진 팔공산과는 크기와 색깔, 모양이 다르다”고 말했다. 배 씨는 산길을 20분가량 오른 뒤 “잠시 쉬어가자”며 등산객들에게 솔방울을 줍게 한 뒤 한 등산객의 모자를 빈터에 놓고 솔방울을 던져 넣는 게임을 하도록 했다. ‘2인조’ 숲 해설가와 함께 2시간 동안 산행을 마친 주부 최연숙 씨(48)는 “앞산을 자주 왔지만 이곳의 숲과 나무와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가족들과 함께 다시 와 해설을 또 듣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시 앞산공원관리사무소 소속인 예 씨 등 숲 해설가 2명이 등산객들에게 앞산을 소개하며 나름대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앞산공원관리사무소는 공원 이용자에게 앞산의 역사와 문화, 숲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들 2명을 올해 1월 채용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사전 신청을 받은 이용자들과 산을 오르며 앞산에 얽힌 이야기 등을 들려주고 있다. 한 달여 동안 단체와 개인 등과 함께 15차례 산행을 했다. 이달 들어 앞산을 찾는 시민이 늘면서 숲 해설 신청도 급증하고 있다. 숲 해설가 경력 5년인 이들은 대구수목원 등에서 숲 해설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배 씨는 “논술교사 일을 하던 중 자연이 그리워 숲과 나무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며 “숲 해설가가 아주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과 함께 앞산 일대 숲과 생태계, 역사의 소중함을 공부하는 자세로 산행을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원에서 중국문학을 전공한 예 씨는 “15년간 중국어 번역 일을 하면서 심신이 몹시 지쳐 있을 때 우연히 찾아간 대구수목원의 나무와 꽃에서 위안을 받은 후 이 일에 뛰어들었다”며 “숲에서 인생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숲과 나무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앞산이나 가정, 거리, 학교 등에서 만나는 나무를 ‘친구’로 정하면 어떨까요. 친구로 정한 나무 앞을 지나갈 때 마음속으로 인사를 나누면 인성 함양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좋은 나무를 안으면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속설도 있답니다.” 이들은 “갈수록 앞산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며 “등산객들이 지정된 등산로 외의 샛길을 만들어 생태계가 훼손되고 있어 이를 막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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