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日관광객 1만명 유치’ 포항이 뛴다

  • 입력 2009년 3월 26일 06시 45분


味… 식당대상 요리 강습회

協… 영일만항 마케팅 박차

“일본인 관광객이 왔을 때 포항의 음식이 입에 맞으면 더 좋겠지요.”

25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사무소 구내식당에서는 ‘향토해물요리 강습회’가 열렸다.

포항에서 활동하는 여성 요리사인 박금화(49·남구 송도동), 이상옥(35·〃 〃), 이기숙(45·북구 창포동), 김경미 씨(44·북구 두호동) 등 4명이 마련한 강습회에는 식당업주 60여 명이 참석했다.

대표강사인 박 씨는 “일본 사람들은 깔끔하면서도 달콤매콤한 음식을 대체로 좋아한다”며 “포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이 우리가 만든 요리를 맛보고 또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 3회에 걸쳐 20시간가량 이어진 요리 강습회는 ‘구룡포 대게’와 ‘포항 문어’로 일본인 관광객을 사로잡기 위한 것이다. 박 씨는 20년째 포항의 해물요리를 연구하고 있다.

또 이상옥 씨는 일식조리기능사로 일본인이 선호하는 상차림 방법을 지도하며, 한식 및 양식조리사 겸 제과제빵기능사인 이기숙 씨는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인 다코야키(문어빵) 만드는 법을 가르친다. 한식조리사인 김 씨는 한식 상차리기를 맡았다.

박 씨 등이 이 같은 강습회를 마련한 이유는 포항시가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일본인 관광객 1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자신들의 요리 솜씨를 활용해 힘을 보태겠다는 것.

강습회 때 쓸 요리 재료를 죽도시장에서 구입해 구룡포로 운반하는 포항시 위생관리담당 이성미 씨(42·여)는 “문어와 대게를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참가자들도 굉장히 진지하게 배운다”고 말했다.

포항시가 일본을 겨냥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자 일본 쪽도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나고야 지역의 한 방송사는 23일 포항을 방문해 호미곶과 구룡포 대게 경매장, 죽도시장, 시내 등을 촬영했다. 또 서(西)일본의 국제무역항을 가진 기타큐슈 시 항만국 관계자들도 이날 포항시를 방문해 8월 개항하는 영일만항과 물류 협력에 대해 의논했다.

포항시는 일본인 관광객이 연중 즐겨 찾고, 영일만항이 개항하면 영일만이 대구와 경북의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환동해시대 포항-대구 상생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최용호 교수는 “영일만항을 대구경북권 경제 발전의 축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구미∼대구∼포항을 연결하는 새로운 물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영남대 경영학부 이재훈 교수는 “지역산업 육성에 성공한 일본의 사례를 적극 활용해 해양(포항)과 내륙(대구)의 상생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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