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찰 “화왕산 참사는 人災”

  • 입력 2009년 3월 26일 06시 45분


“안전조치 미흡” 창녕군수등 관련자 9명 사법처리

사망자 1인당 4억4000만~7억원선 보상합의 완료

7명이 숨지고 중상 4명을 포함해 81명이 다친 경남 창녕군 화왕산 억새태우기 참사(2월 9일)의 수사가 마무리됐다.

사고 당시 지적된 것처럼 이번 참사는 부주의로 인한 ‘인재’로 결론났다. 사망자와 부상자에 대한 보상도 마무리 단계다.

▽사법처리는 9명=창녕경찰서는 25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창녕군 문화관광과 행사 담당직원 김모 씨(48)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하고 김충식 군수 등 공무원 5명과 행사를 주관한 배바우산악회 관계자 3명 등 모두 8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창녕군은 당초 지난해 12월 11일부터 20일 동안 120명을 투입해 화왕산성의 풀베기와 정리를 하고 방화선 2km 구간을 너비 30m로 구축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실제로는 12월 11일부터 25일간 55명을 투입해 방화선을 사고 지점은 너비 15∼19.5m로, 다른 지점은 24∼25m로 설치했다.

또 방화선 내의 억새도 깨끗하게 베어내지 않고 밑 부분이 15cm 이상 남도록 했으며, 물도 뿌리지 않는 등 준비가 허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03년과 2006년 행사 이후 ‘현장의 안전요원이 최소 500명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이번 행사를 앞두고는 335명으로 계획했다가 실제로는 257명만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국유림관리소 공무원 3명은 불놓기 허가사항(사전 물뿌리기, 진화장비 배치, 뒷불감시조 운영 등)을 이행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책임은 있지만 사법처리는 어렵다고 판단해 산림청에 행정통보 조치했다.

창녕경찰서 정태화 수사과장은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상태에서 과거 행사 때보다 강한 바람이 불고 날씨가 건조해 참사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사망, 부상자 보상=사망자 7명에 대한 보상 협의는 완료됐다. 화왕산 억새태우기 사고피해자 보상심의위원회(위원장 김인규 부군수)는 위로금과 특별위로금 등을 합쳐 1인당 보상금을 4억4000만∼7억 원 선으로 결정했다. 이들에게 지급된 보상금 총액은 43억7000만 원.

부상자 81명(입원 14, 통원치료 32, 귀가 35명)에 대한 보상 협의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10명에게 9500만 원을 지급했고 12명은 26일경 지급될 예정이다.

창녕군 관계자는 “이달 중 15명, 다음 달 20명, 5월 10명 등 모두 67명에 대한 보상을 마무리한 뒤 장애 등이 예상되는 14명은 5월 이후 보상 협의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상자의 치료비로는 그동안 3억8000만 원이 들어갔다.

창녕군은 사망자 및 부상자의 보상금, 치료비 등 이번 사건에 120억 원의 예비비를 편성했다. 성금은 19억6000만 원이 모였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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