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차용증’과 액수 큰 차…베트남사업 관련여부 조사

  • 입력 2009년 3월 19일 02시 53분


검찰 “盧 前대통령, 박연차씨에 50억 받은 정황”

盧전대통령측 “50억 안받았다” 부인

내달 임시국회前 의원 수사 가속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에 대한 수사가 빨라지고 있다.

검찰은 18일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송은복 전 경남 김해시장을 전격 체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민주당 이광재 의원에게는 20일경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검찰은 정치권 인사들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뿐만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직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많은 50억 원을 건네받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수사의 파문은 어디까지 확산될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15억 차용증의 진실은?=검찰은 지난해 말 박 회장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박 회장에게서 15억 원을 빌렸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확보했다.

이 차용증은 지난해 7∼11월 태광실업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검찰은 이 차용증을 근거로 15억 원의 성격이 무엇인지 밝히는 데 주력했지만 차용증이 있다는 점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 차용증에 기재된 액수보다 훨씬 많은 50억 원이 노 전 대통령에게 건네졌다는 단서가 확보되면서 이 돈의 성격을 다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 간에 차용증 액수보다 많은 돈이 왜 건네졌는지, 이 같은 거액이 어디에 쓰였는지를 두루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 박 회장의 베트남 현지 사업에 도움을 준 것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차용증에 적혀 있는 15억 원 부분에 대해선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아 왔지만, 50억 원이 건네졌다는 부분에 대해선 부인했다.

▽검찰, 수사 속도전=검찰은 17, 18일 잇달아 이 전 원장과 송 전 시장을 체포했다. 두 사람은 모두 박 회장의 사업 근거지인 경남 김해에서 옛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로 각각 출마했을 때에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수사는 곧장 현직 국회의원 쪽으로 향하고 있다. 검찰은 이 의원에게 소환 통보를 했고, 또 다른 의원들도 이번 주 후반부터 차례로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친박근혜 계열인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과 경남도 부지사 출신으로 창원이 지역구인 권경석 의원이 박연차 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가 여야 가릴 것 없이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검찰은 3월 말경 4월 임시국회가 열리면 사실상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는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수사를 진행하는 분위기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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