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기보다 창의력-개성 키우기 주력”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14일 개원 예술영재원 첫 수업 현장 가보니…

《“숲의 나뭇가지들이 서로 햇빛을 받으려고 하다가 일부는 죽지만 전체적으로 아름다워지죠? 음악도 넘치는 감정 중에서 내보내야 할 것만을 내보내는 절제가 중요해요.” 14일 오후 서울 서초동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한 강의실에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1학년 학생 16명이 이영조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원장(66·한예종 작곡과 교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예술 영재를 조기 발굴해 육성하는 한예종 부설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이 이날 개원했다. 음악 16명, 무용 19명, 전통예술 분야 26명의 신입생은 오리엔테이션과 첫 수업을 받았다. 수업은 10월 2일까지 주말과 주중 120여 시간 국비로 실시된다. 미술 영재 24명은 지난해 9월 수업을 시작했다.

“마치 달리는 말과 돌아가는 물레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처럼 곡이 쓰였어요.”

슈베르트의 ‘마왕’과 ‘물레 감는 그레첸’을 들려주고 공통점을 묻는 이 원장의 질문에 김민지 양(예원중 3)은 이렇게 답했다.

첼로 연주자를 꿈꾸는 김 양은 “지금은 또래 중에서 연주를 잘하는 편이지만 커서는 누가 뛰어날지 모른다”며 “영재교육원에서 더 배워 카살스 같은 세계적인 연주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비올라를 배운 이서현 양(예원중 3)은 “평소 실기 연습이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 수업이 재미있어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예종은 영재를 선발할 때 정원이 차지 않더라도 수준에 맞지 않으면 뽑지 않았다. 음악과 무용 분야는 정원보다 4, 6명이 적다.

이 원장은 “실기 시험에서 어려운 곡은 잘 연주하는데 즉석에서 쉬운 악보를 보여주면 못하는 학생이 많았다”며 “기술적 완성도보다 창의적이고 자기 색깔을 내는 학생을 중심으로 선발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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