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측 건강한 비판 들을 준비돼있어 할 말 한것”

  • 입력 2009년 3월 14일 02시 58분


한양대 ‘총장 장기연임’ 비판 강성군 교수, 첫 내부공모 부총장 선임

한양대가 국내 최초로 실시한 대학 부총장직 내부 공모에서 강성군 신소재공학부 교수(63·사진)가 5 대 1의 경쟁을 뚫고 13일 부총장에 임명됐다.

‘투명 경쟁’을 통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공모 취지에 걸맞게 7일 열린 공개 설명회에서 부총장 후보들은 격의 없이 토론하며 다양한 발전방안을 쏟아냈다.

특히 강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총장의 장기 연임에 따른 피로 누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잘 풀리지 않는 문제는 모두 총장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들이 나온다”며 “학교 구성원들이 문제라고 보는 사안은 모두 끄집어낸 뒤 건강한 토론을 통해 하나씩 해결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행정 서비스 질 저하와 비협조적 성향”,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위한 전략 부재” 등 한양대가 안고 있는 약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사립대에서 재단이 임명한 총장은 어려운 존재인 현실에서 강 교수의 주장은 대담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부총장 평가위원회는 이를 높이 평가했고 이사회도 3명의 최종 후보 중 강 교수를 낙점했다.

강 교수는 “총장님과 재단 측이 건강한 비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당면 문제에 관해 솔직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에 할 말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 교수는 단과대별 경쟁시스템 도입, 강의 우수 교수 인센티브제, 대학본부 부처별 책임 경영제 등의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교수 정년심사 강화와 입학사정관제 등 새 입시제도 도입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1997년부터 2년간 학생처장으로 일하며 사회봉사활동을 국내 최초로 학점화했던 강 교수는 이후 연구처장, 공과대학장 재임시절 생명공학과와 전기생체공학부 신설을 주도하기도 했다.

강 교수는 “공모로 선임된 첫 부총장이라 권한과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총장의 권한 범위를 넘지 않으면서도 그와 차별화된 역할을 수행하는 부총장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