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교통사고로 고아된 친구아들 돕자”

  • 입력 2009년 3월 5일 06시 48분


동창생 13명, 7년간 회비모아 장학금

지난달 말 전남 해남군 우수영중을 졸업한 최철우 군(17)은 온정이 가득한 장학금을 받았다.

최 군의 졸업식 날 장학금을 전달한 이들은 2003년 세상을 떠난 최 군 아버지 동창생이다.

우수영초등학교 74회 동창생 13명은 7년 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숨진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부모 없이 홀로 남겨진 두 아이를 보고 약속을 했다.

먼저 간 친구를 생각하며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보살피기로 하고 매달 조금씩 회비를 걷었다. 동창생들은 소년가장이나 다름없는 최 군이 졸업하는 날 그동안 모은 260만 원을 건네며 등을 두드려줬다.

최 군은 거동이 불편한 80세 할머니와 초등학교 6학년인 동생을 보살피는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랐다.

74회 동창회장 이정남 씨(43)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할 성적이 되지만 빨리 취업하기 위해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할 정도로 의젓한 아이”라며 “슬픔을 이겨내고 밝게 자란 철우가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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