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내친김에 석박사까지 해볼까요”

  • 입력 2009년 3월 4일 07시 15분


“손자뻘되는 학생과 함께 강의 듣는 것 상관없어요. 제가 꼭 배우고 싶은 분야거든요.”

대전 충남지역 대학들의 입학식이 열린 2일, 칠순을 넘긴 2명의 노인이 20대 초반의 학생들과 나란히 입학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중부대 한약자원학과 신입생인 조민정 씨(74·여)와 충남대 한문학과에 편입학한 박정식 씨(72).

조 씨는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이화여대를 중퇴하고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 뒤 남편의 전출로 13년 만에 교사생활을 접었으나 학문에 대한 열정을 간직해오다 한의사였던 시아버지의 영향으로 한의학 공부하기로 결심한 뒤 드디어 중부대 역사상 최고령 신입생이 됐다.

그는 “5남매가 대학입학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기도 했다”며 “가능하면 석사, 박사과정까지 밟고 싶다”고 말했다.

충남대 한문학과에 편입한 박 씨는 1984년 육군 중령으로 예편하면서 27년간의 군 생활을 마친 뒤 줄곧 대학 문턱을 넘나들었다. 조선대 법학과를 다니다 입대한 그는 전역 뒤 방송통신대 법학과로 편입했고, 대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기도 했다.

이날 ‘한자실용옥편’과 수업시간표를 받은 박 씨는 “좋아서 시작한 공부가 여기까지 왔다”며 “체계적으로 한문 교육을 받아 가르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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