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우리는 운전자의 친구… 마음은 고속도로 달리죠”

  • 입력 2009년 2월 13일 06시 30분


한국도로공사 교통정보 부문 평가 1위 차지한 경북본부

“경부고속도로 남구미 나들목 구간인데요. 화물차 적재물이 떨어져 있네요.”

“구마고속도로 서대구 나들목 쪽에 정체가 심한데 무슨 사고인가요?”

11일 오후 대구 북구 관음동 한국도로공사 경북지역본부 교통정보센터. 전화와 무전을 통해 쉴 새 없이 온갖 도로교통정보가 이어졌다. 근무자 4명은 센터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모니터 화면으로 도로상황을 확인하면서 교통상황을 살폈다.

이곳은 대구와 경북의 5개 고속도로(경부, 중앙, 88, 중부내륙 본선 및 지선, 대구∼포항) 구간 595km를 24시간 관찰하면서 운전자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교통정보를 주고받는 ‘사령탑’이다.

429개의 폐쇄회로(CC)TV가 비추는 도로상황이 센터의 모니터에 시시각각 나타나며, ‘○○구간 소통 원활’ ‘○○구간 정체’ ‘남안동 IC 25분’ 같은 도로정보를 수시로 확인해 제공하기도 한다.

113개 전광판을 살피면서 도로상황을 컴퓨터로 입력하던 우종필(40) 씨는 “눈과 귀를 모니터와 전화, 무전기에서 잠시도 뗄 수 없지만 생명과 직결된 고속도로가 운전자들에게 안전한 길이 되도록 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요즘은 휴대전화로 도로 교통상황을 신속하게 알려주는 운전자가 매우 많지만 도로가 밀리면 전화로 다짜고짜 욕부터 하는 운전자도 적지 않다고 한다.

경북지역본부(본부장 김재흡)는 최근 한국도로공사가 전국 6개 지역본부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교통정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경기 및 충청본부가 70점대, 강원과 호남, 경남본부가 80점대였으나 경북본부는 91점을 받았다.

또 지난해 말에는 국토해양부와 도로교통안전공단이 주최한 교통문화발전대회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 센터는 도로상황 모니터를 기존 48개에서 72개로 늘려 사고 예방기능을 강화했다. 또 화물차 추돌사고의 주요 원인이 되는 후미등 고장을 빨리 알 수 있도록 자가 진단장치를 고속도로 주유소 곳곳에 설치했다.

그 덕분에 화물차의 야간 추돌사고가 크게 줄었다.

센터 운영을 책임진 송인문(46) 교통정보팀장은 “고속도로 안전을 위해서는 과속을 자제하고 교통정보에 따라 운전하는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며 “운전자 모두 도로 안전지킴이라는 생각으로 핸들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도로공사 소속 국가대표 여자배구선수로 맹활약하다 코트를 떠난 뒤 지난해 교통정보팀에 합류한 곽미란(28) 씨는 ‘룰’을 강조했다.

곽 씨는 “운전을 할 때마다 도로가 배구코트 같은 느낌이 든다”며 “스포츠도 룰을 잘 지켜야 아름다운 것처럼 교통질서를 먼저 지켜야 다정한 친구 같은 고속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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