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자치구 교육서비스 학원 안 부럽다

  • 입력 2009년 2월 6일 02시 58분


노원구 영어 화상대화 - 도봉구 원어민 직강 - 관악구 과학 영재교육

억대 예산 투입… 대학과 연계 전문성 높여

서울 노원구의 ‘원어민 영어 화상학습’을 수강하는 중계동 을지초교 6학년 문혜원(12) 양은 1주일에 3번 컴퓨터 화상을 통해 원어민 영어선생님을 만난다.

PC 카메라를 통해 교재를 따라가며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고 발음을 교정받다 보면 40분은 어느새 금방 지나간다. 시간이 짧아 아쉽지만 월 5000원에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어 만족스럽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각 가정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한창인 가운데 자녀들의 교육비마저 부담이 돼 고민에 빠진 부모가 많다. 서울시내 각 자치구는 이런 학부모들을 위해 저마다 특징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저렴한 가격으로 만만찮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영어 교육, 자치구가 책임진다

서울 도봉구가 2007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주민센터 초등생 원어민 영어강좌’는 주민센터에서 원어민 강사의 직강을 듣고 월 5만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이미 주민 사이에서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도봉구는 올해 2억9000여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 프로그램을 3월부터 덕성여대 언어연구원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덕성여대 언어연구원의 전문성과 교과과정을 적용해 프로그램의 질을 업그레이드할 계획.

도봉구 김기수 교육체육과장은 “원어민 영어강좌가 덕성여대 언어연구원으로 옮겨가 더 호응을 얻을 것”이라며 “관내 초등학생 200여 명이 올해도 이 강좌를 수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노원구는 학부모들의 영어교육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원어민 영어 화상 학습’을 시작했다.

노원구는 7억7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필리핀 마카티 시와 세이부 시에 설치된 ‘화상학습센터’와 연계해 인터넷으로 수업을 듣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학생은 PC 카메라만 구입하면 집에서 컴퓨터를 통해 48명이나 되는 원어민 강사의 직강을 들을 수 있다. 수강료는 4개월 과정에 2만 원으로 교재비는 별도다.

지역주민들의 반응이 뜨거워 벌써 1700명의 학생이 이 수업을 듣고 있다.

문 양의 어머니 안영희(45) 씨는 “원어민과 직접 말할 기회를 얻긴 쉽지 않고, 따로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우기에는 비용이 너무 높아 망설여졌는데 구청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해 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 과학 등 영재교육 프로그램도 서울 관악구는 지난해 6월 구 예산 2억여 원을 들여 서울대와 함께 ‘관악영재교육원’을 설립했다. 원장인 최승언 서울대 사범대 교수와 지도교수 5명, 강사 44명 등이 관내 중학교에서 과학과 수학 분야에서 뛰어난 학생을 추천받아 생물, 물리, 화학, 수학 등을 가르친다.

1월 96명의 수료생을 배출한 관악영재교육원은 5월 제2기 학생 모집 공고를 내고, 중학교 1학년 60명(과학 분야 40명, 수학 분야 20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1기 수료생인 관악구 봉천동 문영여중 2학년 김다영(14) 양의 아버지 김정원(51) 씨는 “서울대 기자재를 이용해 실험 등을 직접 하며 배우더니 아이가 과학에 더 흥미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의 프로그램들을 잘 찾아보면 이렇듯 학원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알찬 학습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양천구의 영어동화교실, 송파구의 영어인재양성과정도 그중 하나로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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