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통논술로 나왔다

  • 입력 2009년 1월 12일 18시 41분


2009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논술고사가 12일 인문계와 자연계로 나뉘어 각각 5시간씩 실시됐다. 마라톤 논술이다.

지난해 서울대 논술은 문제 수가 많고 짧은 답안을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었으나 올해는 문제 수는 줄어든 대신 답안의 길이가 길어졌다. 짧은 답을 요구하는 문제 여러 개 대신 장문의 '통논술'을 요구하는 문제가 주를 이룬 것.

특히 인문계 1교시에는 삶의 다양성이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 1800자로 논하는 하나의 문제가 출제됐다. 예년엔 짧은 답을 요구하는 문제 2,3개가 나왔었다.

사회과학계열에 지원한 서울 인문계고의 배모(19) 군은 "통논술 형태로 나올 것이란 예상을 못해서 분량을 맞추기가 힘들었다"며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사례를 들라고 했는데 여러 사례를 하나의 글에 녹여내기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연계 1교시에서는 지구과학과 생물 분야에서 각각 제시문 한 개와 문항 4개씩이 출제됐다.

지구과학은 인간 활동이 강수량에 미치는 영향, 생물은 세포막의 유동성과 확산에 대한 문제가 나왔다.

이에 앞서 3일과 9일에 각각 치러진 연세대와 고려대 논술은 서울대와 달리 인문계만 실시됐다.

두 대학 모두 제시문이 길고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수시모집과 달리 수리형 논술은 나오지 않았다.

연세대는 3개의 제시문을 '창조와 파괴'의 관점에서 비교 분석하고, 표 자료를 주제와 연관지어 해석하게 하는 문제가 나왔다.

제시문은 니체의 '유고'와 경제학자 슘페터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으로 경제와 관련돼 있고, 고전에서 발췌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제시문 비교나 표 해석을 요구하는 것은 연세대 기출문제에서 자주 나온 유형이지만 제시문이 고전 위주라서 체감 난도가 높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통계 자료로는 로버트 라이시 전 미국 노동부 장관의 저서 '수퍼 자본주의'에 실린 미국의 실질가계소득 증가율이 나왔다.

통계자료를 통해 추론적 사고를 요구하는 세 번째 문항에 가장 많은 배점(100점 중 40점)을 주는 경향은 예년과 같았다.

고려대는 예년에 비해 제시문이 길고 문항이 까다로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5개의 제시문이 주어진 가운데 3시간에 걸쳐 문제 3개를 해결하는 형태였다.

기존 정시모집 논술의 경향대로 인문·사회 분야의 제시문을 요약, 비교, 분석하는 문제들이 나왔다.

특히 제시문과 문제에 주어진 여러 조건을 통해 수험생이 얼마나 논리력을 발휘하는가를 집중적으로 평가한 것이 특징이었다.

장티푸스 위험에 노출된 아이와 체온 저하증에 처한 아이를 돕는 방법에 대해 논리적으로 서술하게 한 세 번째 문항이 대표적이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2009 서울대 정시논술 인문계 문제

▶ 2009 서울대 정시논술 자연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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