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 울산 고속도로 ‘30분 생활권’ 자랑하더니…

  • 입력 2009년 1월 12일 06시 25분


요금소 설계와 통행량 예측조사의 잘못으로 ‘30분 생활권’을 이뤘다고 자랑하던 부산∼울산 고속도로가 ‘짜증길’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개통한 부울고속도로 구간 중 해운대∼기장요금소 구간을 비롯해 진출입로 부근에서는 주말이나 공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지체 및 정체 현상이 빚어지면서 부산∼울산 주행시간이 1시간을 넘기기 예사다.

특히 한국도로공사 측이 해운대와 기장에서 진출입하는 차량들을 기장요금소에서 한꺼번에 정산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기장요금소에는 18개 부스가 설치돼 있으나 통행량이 적은 울산→해운대와 울산→기장 방면 부스는 각각 5개와 6개인 반면 통행량이 많은 기장→울산과 해운대→울산 방면 부스는 각각 4개와 3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해운대를 출발한 차량이 요금소까지 30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부산에서 울산으로 출퇴근하는 박모(46·부산 해운대구 좌동) 씨는 “시간상으로 고속도로나 일반 국도나 별 차이가 없을 정도”라며 “3500원을 받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다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기장요금소∼해운대 4km 구간은 편도 3차로의 고속도로가 2차로로 줄어 극심한 병목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다 고속도로와 해운대 신시가지 우회도로가 합류하는 지점에 차량이 몰리면서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이 일대가 교통지옥으로 변하고 있는 것.

김모(41·해운대구 좌동) 씨는 “주말에 고속도로를 이용해 울산 친척집을 다녀왔는데 고속도로 진출 부분과 연결되는 우회도로에서 신시가지까지 20분 이상 걸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고속도로 안내 표지판이 부족해 인근 국도를 이용하는 차량들이 고속도로로 잘못 진입해 돌아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11일 한국도로공사 경남본부에 따르면 1일 해운대에서 기장요금소를 통과한 차량 1만6367대 중 17.6%인 2884대가 고속도로에 잘못 진입해 회차로를 이용해 돌아갔다. 8일에도 479대(6.4%)가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운대 신시가지 우회도로와 울산 방향 고속도로가 합류하는 지점에 안내 표지판이 부족해 국도를 이용하려는 운전자들의 고속도로 진입이 잦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로공사와 해운대구는 해운대 신시가지 우회도로와 고속도로 진출입부는 물론 고속도와 연결되는 주요 간선로의 표지판을 22일까지 정비하기로 했다.

또 도로공사 측은 기장요금소의 해운대∼울산 양쪽 방면 부스를 1개씩 늘리기로 하고 설 이전까지 부스 분리 및 가드레일과 요금소 배치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종합적인 시설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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