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공항 폭파 협박전화, 잡고보니 중학생

  • 입력 2009년 1월 11일 19시 36분


7일 오후 6시 44분 서울 김포공항 내 대한항공 콜센터.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으로부터 "6시 50분발 진주행 항공기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이어 6시 51분에는 인천 인천공항 내 아시아나항공 안내데스크로 "중국 베이징행 항공기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경찰 등 관계 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항공기 내부를 정밀 수색했지만 특이점을 발견치 못했고 두 항공기 모두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했다.

이어 오후 7시 50분경엔 인천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로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오후 9시 11분에 테러하겠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왔다.

경찰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으로 걸려온 협박 전화의 목소리와 같은 것으로 추정했다. 1시간 가까이 수색작업을 진행했지만 폭발물 등 실제 테러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수차례 테러 협박 전화를 걸어 관계 당국을 긴장시킨 남성은 중학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1일 "통신조회를 통해 협박전화의 발신지를 추적해 방문 조사한 결과 강원 원주시에 거주하는 중학교 2학년 차모(13) 군이 벌인 소동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평소 장난전화를 자주 걸던 차 군은 "심심해서 장난 전화를 걸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철부지 소년의 장난으로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고, 경찰관, 소방관 등 100여 명이 수색작업에 동원돼 행정력이 낭비되는 등 피해가 심각했다"며 "그러나 차 군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훈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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