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9년 1월 9일 06시 2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영남대 생명공학부 최창본(49) 교수는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에 ‘한우 쇠고기 맛 특성화 연구센터’ 설치를 제안했다.
2015년까지 3단계로 구상한 계획을 보면 한우 맛의 특성을 표준 분석하는 기반을 갖춘 뒤 맛의 특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우 중에서도 쇠고기 분야를 16년째 연구 중인 최 교수가 정부에 이 같은 건의를 한 것은 한우의 맛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8일 “막연하게 정서적으로 한우는 좋은 소이고 맛이 좋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확고한 신뢰를 주기 어렵다”며 “한우가 국내용이 아닌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한우의 맛이 무엇인지 데이터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안서에 ‘한우 쇠고기의 육질은 일본산에, 가격은 미국산과 호주산 쇠고기에 비해 매우 떨어진다. 한우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뚜렷한 방향이 없다’고 명시했다.
“일본의 전통소인 ‘와규(和牛)’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보급되고 있습니다. 국제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증거죠. 1950년대부터 근육 안의 지방 비율이 높은 고급 쇠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샤부샤부’ 같은 습식(濕式) 요리에 적합한 쇠고기를 생산하는 것과 연결돼 있어요. 우리의 경우 구이라는 독특한 쇠고기 조리 방식이 일반적인데 그에 따른 육질 개발은 매우 부족합니다.”
그는 “일본은 와규 고유의 맛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하기 위해 2006년부터 정부, 대학, 연구기관이 합동으로 연구팀을 구성해 전방위 노력을 하면서 ‘와규 맛 국제특허’를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은 ‘숙성’ 분야 기반이 우수하고 호주는 풍부한 풀 사료를 통한 ‘청정’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지만 한우는 국제적 차별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우에 대한 ‘국내 정서적 우월감’은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의 경우 기존의 네 가지 맛(단맛 신맛 짠맛 쓴맛) 외에 제5의 맛으로 부르는 ‘우마미’(맛이 좋은 느낌)를 화우의 맛으로 입증하려는 과학적 연구가 50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음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의 학자들과 공동으로 한우가 미국 소에 비해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을 국내외 학회에 처음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최 교수는 “와규가 세계 최고 수준의 고급육 대접을 받는 것은 과학적 맛 연구가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우 쇠고기의 맛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