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클럽 ‘편법 정치후원금’ 논란

  • 입력 2009년 1월 6일 03시 02분


전현직 경찰공무원이 모여 만든 온라인 모임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노골적인 홍보와 함께 현직 경찰관의 편법 정치후원금 기부를 장려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임 모임 ‘무궁화클럽’(www.police24.or.kr) 운영진은 지난달 24일 홈페이지에 ‘소액 정치후원금으로 우리의 뜻도 전하고 돈도 늘리는 꿩 먹고 알 먹는 슬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들은 이 글에서 “우리 경찰을 돕는 데 애쓰신 정치인에게 마음의 선물을 전하자”며 자신의 의견을 대변하는 의원들의 사진, 전화번호, 홈페이지 주소 등이 포함된 명단을 올려놓았다.

운영진은 경감까지 근속 승진할 수 있도록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 등 12명,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 23명의 명단을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또한 이들을 포함해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들과 이 개정안을 심의할 정무위원회 의원들에게까지 정치후원금을 내자고 권유했다.

이 모임은 홈페이지에 ‘탈 정치성, 탈 노조성 인터넷동호회’라고 표방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찰공무원의 이익을 위해 로비활동을 하는 이익집단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

이들은 불법 행위를 피하기 위해 “공무원인 경찰관의 이름으로 기부하지 말고 소득세를 내는 가족이나 형제자매 명의로 기부하면서 ‘경찰 관련 입법활동에 지지를 보낸다’는 말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헌법 제7조와 국가공무원법 65조 등 현행법은 경찰을 포함한 국가공무원의 정치 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국가공무원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한 후원금을 낼 수 없고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금을 내는 방식으로만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경찰공무원이 정치인에게 후원금을 냈다면 이는 국가공무원법,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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