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희망 걸 수 있도록 공교육 새 모델 만들고 싶다”

  • 입력 2009년 1월 3일 02시 57분


경제수석 출신 한이헌 한국디지털고 교장

“공교육이 가야 할 모델을 만들고 싶어 이 길을 주저 없이 택했습니다.”

한이헌(65·사진) 경기 안산 한국디지털미디어고 교장은 경제기획원 차관,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15대 국회의원,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 화려한 이력을 가졌다.

지난해 9월부터 이 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그는 2일 기자와 만나 “대학 총장 제안도 있었지만 ‘나를 꼭 필요로 하고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 교장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정보통신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김종현(48) 이사장은 “정보기술(IT) 특성화고교인 학교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통인 한 교장의 경륜이 필요하다고 느껴 삼고초려했다”고 말했다.

한 교장이 부임 후 가장 강조한 것은 ‘학생들이 희망을 걸 수 있는 학교 만들기’.

한 교장은 교사들이 겨울방학 중에 정상 출근해 다음 학기 수업에 활용할 교안(敎案)을 만들도록 했다. 이 자료는 학교가 운영하는 온라인 학습사이트 ‘올리자넷’에 무료 공개돼 학생들이 언제든 수업 내용을 숙지할 수 있도록 활용된다.

한 교장은 “교사들에게 ‘사무적인 계획서가 아니라 따로 강의를 듣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교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며 “우수한 교안은 교사에게 판권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교사에 대한 ‘학생 만족도’ 조사도 실시했다. 한 교장은 “수업료를 받을 때는 최상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라며 “다음 학기부터는 교장, 교감도 평가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나친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글로벌 경쟁시대에 학교 교육만 뒤처져서는 안 된다”며 “학교 최고경영자(CEO)로서 학생과 학부모가 반길 만한 요소들을 개발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김현옥(작고) 전 서울시장이 경남 양산 장안중고교 교장을, 몇 년 전엔 이돈희 전 교육부 장관이 민족사관학교 교장을 지낸 적이 있지만 한 교장의 경우는 또 다른 도전이 될 것 같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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