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 사람/‘제주 고대 항로…’ 펴낸 주희춘 씨

  • 입력 2008년 12월 25일 06시 44분


“서남해안과 제주 연안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어요.”

최근 해양역사서 ‘제주 고대 항로를 추적한다’를 펴낸 주희춘(43·사진) 강진신문 편집국장.

그는 “바다에는 영웅들의 역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유배인들의 삶이 녹아 있고 새우젓이나 옹기를 싣고 건너던 뱃사람의 흔적이 있는 곳”이라며 책 발간의 의미를 설명했다.

주 국장은 책에서 각종 문헌자료와 현장 취재 기록 등을 토대로 조상들을 해양탐험가로 표현하며 ‘호남∼제주 뱃길’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책을 펴내기 위해 3년에 걸쳐 자료를 수집하고 수십 차례 일본과 제주도, 추자도 등을 찾아 취재했다. 이곳에서 전해지는 옛 바다이야기를 현지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하고 제주 말이 육지로 오는 과정, 추자도 젓갈이 육지로 옮겨지는 광경, 육지의 쌀이 제주도로 실려가는 장면 등을 실감나게 기록했다.

조선시대 고기를 잡던 많은 어민이 일본이나 중국으로 표류해간 사례와 흔적을 담고 1960, 70년대 가난을 피해 제주도로 간 육지 사람들의 희로애락도 전하고 있다.

그는 “제주와 서남해안지역이 긴밀한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서민 교류 중심으로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며 “제주와 남해안지역의 역사성을 체계적으로 살려 나가면 이 일대가 한반도의 새로운 중심지로 다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광남일보 사회부 기자였던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주간지역신문인 ‘강진신문’을 창간했으며 2005년엔 강진의 관광과 역사 등을 담은 책 ‘치의 소리’를 출간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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