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기름값… 주식값… 하루하루 아침이 두려웠다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2월 25일 02시 58분



東亞日報 선정 2008 10大 뉴스
《치열하고, 시끄럽고, 격랑이 몰아친 한 해였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기대 속에 출발한 2008년 한국 사회는 곧이어 광우병 논란과 촛불시위로 들끓었고 주가 폭락과 환율 폭등, 연예인 자살 같은 우울한 소식으로 출렁였다. 세계적으로는 전대미문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속에서 대지진과 홍수, 테러, 유혈시위가 이어졌다. 하지만 ‘변화’와 ‘희망’에 대한 기대감은 꺾이지 않았다. 올림픽으로 세계 중심에 선 중국의 자신감과 미국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당선 등은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나라 안에서도… 나라 밖에서도… 최악의 뉴스는 경제위기

국내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한국 경제를 1997년 외환위기에 맞먹는 곤경에 빠뜨렸다. 당국의 각종 조치로 급한 고비는 넘겼지만 돈이 은행권에서만 맴돌며 현장으로 흐르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은 지금도 기업인들의 숨통을 죄고 있다. 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 붙으면서 새해에는 성장률이 떨어지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가혹한 후폭풍을 맞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총선 한나라 과반
실용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가 2월 25일 출범했다. 4월 9일 제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전체 299석 중 과반인 153석을, 통합민주당은 81석, 자유선진당은 18석, 친박연대 14석, 민주노동당 5석, 창조한국당 3석을 각각 차지했다. 투표율은 역대 총선 중 최저치인 46.1%.

미국산 쇠고기 괴담 확산… 과격 시위
4월 18일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뒤 한국 사회는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 ‘괴담’으로 한바탕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5∼8월 2400여 회의 시위, 집회에 연인원 93만여 명(경찰 추산)이 거리로 나온 ‘촛불시위’는 시간이 지나면서 과격 시위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보1호 숭례문 방화… 2층누각 전소
600년을 지켜온 국보 1호가 하룻밤 불에 무너져 내렸다. 온 국민의 가슴도 시커멓게 타버렸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10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의 숭례문에 채모(70) 씨가 불을 질러 2층 누각이 전소했다. 숭례문은 가림막에 둘러싸인 채 복원 작업이 한창이다.

한국인 첫 우주인 이소연 우주에 서다
4월 8일 한국의 첫 우주인이 탄생했다. 이소연(30·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 씨는 이날 소유스호를 타고 우주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 씨는 우주정거장에 머물며 과학실험을 한 뒤 19일 지구로 귀환해 세계 49번째, 아시아에서는 2번째 여성 우주인이 됐다.

잇단 친노게이트… 형 노건평 씨 구속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세종증권 매각 로비와 관련해 거액을 받은 혐의로 12월 4일 구속되는 등 ‘친노(親盧) 게이트’ 사건이 불거졌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 12명을 기소했으나 정관계 로비 의혹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남북관계 경색
7월 11일 금강산에서 박왕자 씨가 피격돼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이후 남북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 북한은 남한 민간단체들의 전단(삐라) 살포를 빌미로 군사분계선을 통한 민간의 통행까지 엄격하게 제한, 차단하는 ‘12·1조치’를 단행했다.

최진실-안재환 등 연예인 자살 잇따라
배우 최진실 씨가 10월 자택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 씨는 채무 독촉에 시달린 끝에 자살한 탤런트 안재환 씨의 사채와 관련됐다는 악성 루머에 고통스러워했다. 장채원, 김지후, 이서현 씨 등도 스스로 생을 마감해 팬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삼성 특검 수사… 이건희 회장 물러나
대한민국 최대 기업인 삼성이 1월 10일부터 100일 동안 특검 수사를 받았다. 조준웅 특검은 “개인의 탐욕에서 빚어진 범죄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며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고 이 전 회장은 4월 22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다.

베이징 올림픽 金 13개… 종합 7위
한국은 베이징 올림픽(8월 8∼24일)에서 금 13, 은 10, 동메달 8개로 204개 참가국 가운데 종합 7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장미란은 여자역도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야구팀은 9연승을 달리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국제
9월 15일 미국 4대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번지는 신호탄이었다. 이어 메릴린치, AIG 등 월가 금융기관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주가도 동반 급락했다. 급기야 미국 자동차회사 ‘빅3’가 파산 위기에 몰리고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등 세계는 불안 속에 연말을 맞고 있다.

오바마 당선… 美 첫 흑인대통령 탄생
11월 4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이 당선돼 역사의 새 장을 펼쳤다. 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대세론을 뒤집고, 본선에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누르고 역사상 첫 흑인 백악관 주인이 된 그는 변화와 통합, 국제공조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中 멜라민 파동… 50 개국 수입 금지
9월 중국 분유업계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우유에 유해 화학물질인 멜라민을 첨가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멜라민 사태로 중국에서 29만4000여 명의 어린이가 신장 결석에 걸렸고 6명이 사망했다. 또 50여 개국이 수입 금지 및 회수 소동을 벌였다.

쓰촨 대지진… 8만7140명 사망-실종
5월 12일 중국 쓰촨(四川) 성 원촨(汶川) 현에서 규모 8.0의 지진이 일어나 8만714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고 4600만 명이 집을 잃었다. 이번 지진의 경우 사망자는 탕산(唐山) 지진(24만 명)보다 적지만 피해액이 8451억 위안(약 163조 원)으로 중국 최악의 지진으로 기록됐다.

195명 목숨 앗아간 인도 뭄바이 테러
11월 26일 인도 뭄바이에 무장 테러범들이 호텔 기차역 등에서 동시다발 테러를 저질렀다. 60여 시간 동안 195명이 숨지고 295명이 다쳤다. 배후는 파키스탄의 과격 이슬람단체로 드러났다. 이를 놓고 인도와 파키스탄이 충돌 움직임을 보이자 국제사회가 중재에 나서고 있다.

中 베이징올림픽… ‘중국의 힘’ 과시
중국이 8월 8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한 올림픽은 역대 최대인 약 58조 원의 투자규모와 화려한 개막식으로 중국의 힘을 세계에 보여줬다. 하지만 소수민족 탄압으로 성화 봉송이 세계 곳곳에서 저지되고 내부에선 ‘이기적 민족주의’ 경향이 나타나는 등 부작용도 드러났다.

티베트 유혈사태-성화 저지시위 얼룩
독립 기회를 엿보던 티베트인들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3월부터 한 달 넘게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중국 정부는 즉각 무력 진압에 나섰고 티베트 망명정부는 희생자가 최소 209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열린 중국의 올림픽 성화 봉송은 세계 곳곳에서 저지 시위에 부닥쳤다.

미얀마 사이클론… 13만명 사망-실종
5월 2일 최고시속 240km의 강풍을 동반한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미얀마 서남부 지방을 덮쳤다. 13만 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24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생겼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정권 유지를 위해 한 달가량 국제사회의 구호 손길을 거부해 인명 피해를 키웠다.

태국 반정부 시위 격화… 총리 퇴진
2006년 군부 쿠데타로 물러난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후임으로 그의 측근들이 채워지면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됐다. 정부청사, 국회의사당, 국제공항까지 점거돼 큰 혼란에 빠졌다. 새 총리에 아피싯 웨차치와(44) 민주당 총재가 뽑히면서 7년 6개월 만에 정권이 바뀌었다.

러, 그루지야 침공… 국제사회 비난
8월 8일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 전쟁이 벌어졌다. 그루지야가 러시아계 주민이 많은 남오세티야를 공격하자 러시아는 그루지야를 침공했다. 러시아의 승리로 끝났지만 국제사회의 비난은 거셌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 사태를 계기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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