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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12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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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입대 제외한 올2월 졸업생 전원 취업
교수들도 수시로 기업체 파견 신기술 파악
“노하우 배우자” 다른 대학들 벤치마킹 나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실험실, 각종 대회와 평가에서 단골 수상.
충남 천안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한기대)는 ‘취업률 전국 1위 대학’에 단골로 오르는 대학이다. 최근 대학정보공시 통합시스템인 ‘대학알리미’에 공개된 취업률 순위에서 졸업자 2000명 미만 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 교수 1인당 학생 26명 교육
규모는 대학원생까지 포함해 4000여 명. 교수 1인당 학생 수 26명으로 소수 정예대학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한기대는 올해 2월 기준으로 졸업생 557명 중 대학원 진학자와 입대자 108명을 제외한 전원이 취업했다. ‘100% 취업’의 질도 우수하다.
△삼성과 LG, 현대, 포스코 등 대기업과 한국전력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공기업에 38% △근로자 수 300명 안팎과 반도체 장비 및 자동차부품, 정보기술(IT) 등 코스닥 상장기업에 47% 진출하는 등 80% 이상이 정규직으로 취업했다.
○ 탁월한 공학교육 모델
이런 실적은 설립 초기부터 구축한 실무형 인재를 집중 양성하자는 특유의 공학교육모델에 따른 것이다.
실무형 교육은 실험실습 위주로 4년간 모두 2000시간을 전공 분야 실험실습으로 하고 있다. 다른 공과대와 비교해도 학점이 10∼20점 많다.
2학년이 되면 학생들을 전담교수 연구실에 의무적으로 배정해 80여 개의 첨단실습장비가 구비된 연구실에 배치하고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공학도들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작품 기획에서부터 설계, 제작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미국의 ‘캡스톤 디자인’을 도입해 산업현장 수요에 적합한 기술인력을 양성한다는 게 이 학교의 목표다.
2년 동안 교수들과 긴밀하게 접촉하는 ‘팀티칭(Team Teaching)’ 방식의 실용 그룹 스터디가 시행되고 있다. 토익 600점, 전공국가기술자격증 취득, 졸업연구작품 수행을 하지 못하면 졸업할 수 없다.
○ 저비용 고효율의 학교 여건
한기대는 교육비의 30% 이내를 학생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정부에서 지원한다. 연간 1인당 교육비 연간 1406만 원 중 1017만 원을 정부가 지원한다.
신규 교수를 채용할 때는 산업체 및 연구소 경력이 3년 이상이어야 가능하고 교수진은 3, 4년마다 1학기씩 기업체에 파견돼 신기술 동향과 산업체의 수요 방향을 파악하도록 했다.
한기대의 이 같은 교육방법을 벤치마킹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전운기 총장은 “노동부에 재직할 때만 해도 한기대를 노동부 산하기관으로만 생각했다”며 “대학의 역량과 환경, 운영실태 등이 훌륭하고 전문인력 양성에 동참한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로즈헐먼공대, 일본의 가나자와공대 등은 모두 지방에 있는 소규모 공과대지만 교육중심대학으로 가장 성공한 우수 대학”이라며 “기술교육이라는 대학의 정체성을 살려 산업현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주도해 갈 수 있는 인재 양성과 기업체 근로자 재교육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충북 청원 출신인 그는 고려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학 석사, 명지대 산업공학 박사를 거쳤으며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노동부 기획예산과장, 청와대경제행정관,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국장,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