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내 돈 내놔라’ 수차례 요구”

  • 입력 2008년 12월 5일 03시 00분


정화삼씨 형제, 세종측서 30억 통장 받자

“盧씨 ‘내 돈 내놔라’ 수차례 요구”

법원 “증거 없애거나 도망 우려” 영장발부

檢 “통장 돈은 처음부터 盧씨에 대한 사례”

盧씨, 착수금 1억-로비 성공보수 3억 챙겨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의 농협 매각 로비를 도운 뒤 세종캐피탈로부터 29억6300만 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4일 구속 수감됐다.

검찰에 따르면 노 씨는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창 정화삼(구속) 씨 형제와 함께 세종캐피탈 측에서 29억6300만 원의 로비 성공사례금이 입금된 차명 예금통장을 건네받아 이 중 4억 원을 챙긴 혐의다.

노 씨는 홍기옥(구속) 세종캐피탈 대표로부터 직접 통장을 건네받은 정 씨와 정 씨의 동생 정광용(구속) 씨에게 여러 차례 “내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통장의 돈은 처음부터 정 씨 형제와 로비를 공모한 뒤 정대근 당시 농협중앙회장을 만나 세종증권 인수를 요청했던 노 씨에 대한 사례금”이라며 “노 씨는 통장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정 씨 형제에게 돈의 배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노 씨는 2005년 3월경 로비 착수금 명목으로 정 씨 형제에게 건네진 5억 원 중에서 1억원을 받았으며, 로비 성공사례금 29억6300만 원이 건네진 뒤인 2006년 4월 정 씨 형제에게 돈을 요구해 추가로 3억 원을 받았다.

또 정 씨 형제가 로비 성공사례금 중 10억5000만 원을 들여 경남 김해시에 사행성 오락실을 개장할 때에 노 씨의 측근 이모 씨가 관여했으며, 이 씨 명의의 통장에 오락실 수익금 일부가 흘러들어갔다. 검찰은 이 돈을 노 씨 몫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하던 노 씨는 4일 구속 수감되기 직전에 기자들에게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며 혐의를 처음으로 일부 시인했다.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검찰은 이날 노 씨가 2004년 3월 자신의 소유인 정원토건의 자금 수억 원을 빼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당시 대주주였던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의 주식 100여만 주를 차명으로 매입한 과정의 불법 행위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노 씨는 이날 오후 7시경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이에 앞서 김용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의 증거 자료와 심문 결과를 종합해 보면 노 씨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노 씨가 증거를 없애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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