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의 ‘아파치 재배치계획’ 보도 왜 부인했나=본보가 4월 말 주한미군 아파치 1개 대대의 아프간 재배치 관련 방침을 보도한 이후 한미 군 당국은 이를 극구 부인해왔다.
일부 외교소식통은 “한미 양국 간에 아파치의 아프간 재배치 협의가 이뤄졌다”고 확인했지만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며 그런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6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의) 아파치와 관련한 어떤 결정도 내린 적이 없고 조만간 그럴 계획도 없다”고 부인했었다.
이에 대해 군의 고위 소식통은 “(과거에도 논의가 돼 왔지만) 아파치 전력 철수에 따른 전력공백을 메우는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이명박 대통령이 3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천명한 상황에서 아파치 재배치 발표를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광일(육군 중장) 합참 작전본부장은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군사위원회(MCM) 회의 후 본격 논의돼 14일 양국 국방장관이 최종 승인했다”고 말했다.
▽전력공백은 없나=한미 군 당국은 아파치 헬기를 대체할 A-10 공격기가 무장이 뛰어나고 신속히 배치될 수 있어 주한미군의 전력수준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의 대규모 기갑부대와 특수부대의 해상 침투를 최전방에서 저지하는 아파치 전력이 절반으로 감축될 경우 일정 수준의 전력공백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또 미 측이 A-10기 등 대체전력을 ‘일시적으로(temporarily)’ 배치한다고 밝힌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편 육군 전력인 아파치 헬기의 재배치를 계기로 2012년 4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한 주한미군의 전력이 해공군 위주로 본격 재편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을 비롯해 주한미군 측은 “전시작전권이 전환되면 주한미군은 해공군 위주의 지원체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또 2004년 미2사단 1개 여단이 이라크로 차출된 이래 대규모 전력이 한반도를 빠져나간 것은 처음이어서 아파치 전력 재배치가 주한미군을 세계 각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전략적 유연성’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