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님비요? 우리는 실리 챙겨요”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6시 14분


익산시 부송동 쓰레기 소각-매립장 옆

공무원 임대주택 경쟁률 20대1 기록

“소각장 혜택 많다” 전주 삼산마을도 인기

“님비(NIMBY)요? 우리는 실리가 더 중요합니다.”

환경시설(쓰레기 소각·매립장)이 설치된 전북 익산시 부송동과 전주시 완산구 삼산마을에 이사 희망자들이 몰리고 있다.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익산시가 내년 9월부터 본격 가동되는 부송동 쓰레기 소각·매립장의 혐오감을 줄이고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소각장 100m 옆에 공무원 전용 임대 연립주택을 짓기로 하자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시는 전용면적 85m² 규모의 임대주택을 2010년까지 지을 계획인데,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사전 조사한 결과 380여 명이 입주를 희망해 2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는 자격 여부를 따져 무주택 공무원을 우선 입주시킨 뒤 추가로 주택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임대주택 가격이 일반 아파트보다 싸고 소각장 인근에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자 공무원들이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당초 인근 학교와 주민의 반대로 소각장 설치사업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익산시가 130억 원을 들여 수영장을 비롯한 각종 체육·편의시설을 설치하기로 하자 점차 인기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40여 가구가 사는 전주시 완산구 삼천3동 삼산마을의 인기도 대단하다.

이곳에 이사하려면 2000만∼5000만 원의 선납금을 마을 협의체에 내놔야 한다.

삼산마을에는 지난해 3월 1133억 원을 들여 하루 처리용량 400t을 처리하는 전주권(전주 김제 완주) 광역 쓰레기소각장이 준공됐다.

찜질방과 사우나, 헬스장,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농구장 등 주민 편의시설도 들어섰다.

전주시는 소각장을 유치한 이 마을에 출연금 명목으로 일시금 50억 원을 지원했고 매년 쓰레기 반입 수수료 명목으로 6억 원을 보장했다.

이 마을은 매년 말 이 6억 원을 가구당 1000만 원씩 나눠 주고 나머지는 마을 공동 운영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소각장 유치 초기에 받은 출연금 50억 원도 마을 공동 자산으로 입금돼 있다.

이주 희망자가 늘자 이 동네 주변 집값과 땅값도 크게 올랐다.

마을을 사이에 두고 35m 도로 2곳이 뚫리면서 3.3m²당 3만 원 안팎이던 땅값도 10만 원 이상으로 올랐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의 약어로 ‘제발 내 집 뒤뜰에는 가져오지 마시오’란 뜻. 쓰레기처리장이나 원자력발전소 등 더럽거나 위험한 시설을 내 고장에 설치하지 말라는 주민들의 반대 운동. 반대로 핌피(PIMFY·Please in my front yard· 좋은 시설을 우리 고장에 세워 주시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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