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여기도 고래관광사업 저기도 고래관광사업

  • 입력 2008년 11월 5일 06시 26분


울산 시군구 테마거리 등 유사계획 추진 잇달아

전문가들 “특징없고 천편일률”… 중복투자 논란

울산시가 내년부터 10년 동안 추진할 권역별 고래관광도시 개발 구상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울산의 5개 구 군 가운데 바다와 접해 있지 않은 중구를 제외한 4곳에서 고래관광 개발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중복투자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연구원은 4일 울산시청에서 주봉현 정무부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래테마관광도시 조성을 위한 마스터플랜 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발표된 개발계획에 따르면 남구는 ‘삶에 녹아 있는 고래’를 주제로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 고래문화마을과 고래조각공원, 고래분수광장 등을 조성하고 장생포 앞바다에서는 귀신고래 관경사업을 실시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신정동 공업탑 광장∼신여천 사거리∼울산대교 광장을 잇는 고래테마거리가 조성된다.

동구는 ‘고래는 나의 친구’를 주제로 대왕암지구에 우울증, 자폐증 환자들이 돌고래와 함께 놀며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고래 세러피(therapy)센터를 비롯해 산소통을 메고 바다에 들어가 돌고래를 보면서 걷는 돌고래 시 워킹(Sea Walking) 등을 갖춘 고래생태체험장이 들어선다.

북구는 ‘고래가 놀러왔어요’를 주제로 정자항지구에 돌고래쇼장(아쿠아리움)과 고래조형등대 등을 건립하며 ‘선사시대 고래와 함께’를 주제로 개발되는 울주군에는 선사시대 고래문양 등이 새겨진 반구대 암각화지구와 간절곶지구, 울산 KTX 역사광장에 고래테마광장과 고래 조형물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울산시는 내년부터 2013년까지 추진할 1단계 사업에 고래테마거리 장생포고래특구 반구대 암각화지구 등을 개발하고 2단계(2014∼2018년) 사업에 장생포 고래조각공원과 대왕암 고래생태체험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울산의 각 자치단체가 뚜렷한 특징 없이 천편일률적으로 추진하는 고래관광사업은 자칫하면 모두 실패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선사시대 고래 그림이 새겨진 반구대 암각화를 효과적으로 관람하기 위해 흔들다리를 설치하려는 구상은 문화재 훼손 논란으로 문화재청의 반대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전체 사업비(1346억 원) 가운데 18%인 242억 원의 민자를 유치해 대왕암과 일산해수욕장지구에 고래생태체험장을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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