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수시 논술시험 영어지문-수학풀이 출제

  • 입력 2008년 10월 4일 03시 00분


‘본고사’ 논란 일 듯

한국외국어대의 2009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 논술시험에 지난해까지 교육과학기술부가 본고사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금지했던 영어 제시문과 수학 풀이과정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3일 실시된 ‘수시2-1 외대프런티어Ⅰ’ 전형에서 인문, 자연계 모두 동일한 영어 제시문을 주고 지문의 핵심어(keyword)를 중심으로 함께 제시된 자료들의 논점 및 공통점과 차이점을 묻는 문제를 냈다.

영어 제시문은 사물의 변화와 안정을 간단한 실험을 통해 보여주는 내용으로 비교적 짧은 10개 문장, 100여 개 단어로 이뤄졌다.

또 자연계 논술에서는 제시된 함수 그래프를 이용해 값을 구하면서 풀이과정도 함께 쓸 것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지난해까지 교과부는 2005년 8월 만들어진 ‘논술 가이드라인’에 따라 영어 제시문과 수학적 풀이과정을 요구하는 문제 출제를 모두 금지했다.

논술 가이드라인은 올해부터 대입 업무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이양되면서 폐지됐지만 대교협은 8월 논술시험이 본고사 형태로 변질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대학 총장 간 자율적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외국어대 관계자는 “영어 제시문은 어휘 문법 등이 고교 1, 2학년 수준으로 쉬워 본고사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수학문제도 수학적 풀이과정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자연계 논술을 함수와 그래프를 이용해 구체적으로 출제하다 보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논란이 되는 문제를 분석한 뒤 제재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과거 ‘논술 가이드라인’의 규제가 과도한 측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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