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단독 법인화’ 전담팀 만든다

  • 입력 2008년 9월 20일 02시 59분


재정 확보-이사회 구성 ‘법인화 특별법’ 입안작업 본격 추진

노조-총학도 논의 참여… 공감대 넓히기로

“비교검토팀 새로 꾸려 日 - 유럽 벤치마킹”

서울대가 이달 말 인선을 마칠 법인화 위원회 안에 ‘서울대 육성법(법인화법) 제정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단독 법인화 작업에 착수했다.

본보가 19일 입수한 서울대 대학본부의 ‘법인화 위원회 구성안’에 따르면 법인화 위원회(위원 약 70명)는 총괄위원회와 5개 분과위원회로 구성된다. 총괄위원회는 △서울대 육성법(법인화법) 제정팀 △비교검토(벤치마킹)팀 △학내 의견수렴 및 대외관계팀으로 이뤄진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조직은 서울대 육성법 제정팀. 법인화 추진과정에서 서울대의 특수성이 반영된 특별법 제정을 전담하게 된다.

이는 최근 다른 국공립대들이 서울대의 법인화 추진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자 서울대가 자체 특별법을 만들어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이다.

국립대 법인화법 제정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의 태도가 최근 바뀐 것도 서울대의 단독 법인화 추진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대는 지난해 법인화를 위한 특별법을 독자 추진하겠다고 나서 ‘국립대 법인화법’을 제정하려던 교과부와 마찰을 빚었다. 하지만 최근 국공립대 교수회연합회가 법인화를 반대하자 교과부는 법인화를 원하는 국립대에 한해서만 따로 법을 만들어 추진키로 방향을 바꿨다.

서울대 법인화 위원회가 만들 특별법의 내용은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서울대와 교과부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재정 확보 및 이사회 구성 방안이 핵심 사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부로부터 독립시켜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법인화의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세계 10대 명문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사, 조직, 재정 등에서 자율성을 확보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과 정원 한 명을 늘릴 때에도 정부의 허가를 일일이 받는 지금의 구조에서는 획기적인 대학 발전이 힘들다는 것.

서울대 법인화를 실무적으로 이끌 사령탑인 법인화 위원장에는 박성현 통계학과 교수가 내정돼 29일 정식 발령을 받을 예정이다. 박 교수는 서울대 자연대학장과 평의원회 의장을 지낸 원로급 교수다.

법인화 위원회는 배진수 서울대 공무원직장협의회장, 김연옥 대학노조 서울대지부장, 전창렬 총학생회장을 위원으로 참여시켜 반대 의견도 최대한 수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법인화 위원회는 총괄위원회에 포함된 비교검토팀을 통해 대학 법인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했다고 평가받는 일본 도쿄대와 일부 유럽 명문대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예정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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