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300년 된 우물이여 마을 계속 적셔주오”

  • 입력 2008년 8월 6일 05시 51분


구미 안곡리 주민들 복원

“대대로 마을을 지켜 온 우물인데 그저 없애버릴 순 없죠.”

경북 구미시 무을면 안곡1리 주민들이 300년 넘은 우물을 전통 방식대로 복원했다.

이 마을 주민 60가구 120여 명은 우물 복원 문제를 의논한 끝에 복원 방식을 선택했다.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으니 메우자는 주민도 있었지만 조상의 흔적을 함부로 없애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주민들은 며칠 동안 우물 둘레에 통나무를 두르고 흙을 쌓는 공사를 한 끝에 5일 작업을 마무리했다. 우물은 깊이 4m에 가로, 세로 1.5m 크기. 마을회관 옆에 있는 이 우물은 조선시대부터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해 온 것이다.

조선시대에 한양(현재 서울)으로 가던 길목에 위치한 이 마을에는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아직도 남아 있는데 선비들이 말을 갈아타며 쉬었다가 간 곳이라는 뜻에서 ‘안실(安室)’로 불리기도 한다.

주민들은 우물 둘레에 쌓은 찰흙이 완전히 굳은 뒤 식수로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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