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이 유령 의대 세워 유학사기…40여명에 12억 뜯어

  • 입력 2008년 6월 25일 02시 58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4일 해외에 유령 의대를 세운 뒤 유학을 보내주겠다고 속여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12억 원을 받은 혐의(사기 및 고등교육법 위반)로 충남 S대 총장 이모(66) 씨를 구속하고 대학 관계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남미 카리브 해 연안의 영국령 섬 국가인 몬트세랫에 무허가인 캐슬대를 세운 뒤 영국 의사 면허와 학위를 받을 수 있다며 2005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40여 명으로부터 4억8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이들은 또 캐슬대 부속 사이버대와 S대 대학원을 졸업하면 영국 대학 학위와 국내 석·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고 속여 6억9000만 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 씨는 방 2개와 강의실 1개가 있는 2층 건물에 대학을 차려 놓고 영국 정부 인가를 받은 명문 의과대학인 것처럼 속였다.

일간지 광고와 홍보책자에 실린 학교 건물 사진은 고급 호텔의 전경 사진을 도용했다.

이들은 또 유학설명회를 열어 “의료개방이 되면 국내 의사도 미국 의사 시험을 봐야하는데 시험도 보지 않고 외국 의대에 가는 것”이라고 학부모들을 속였다.

최모(28) 씨 등 유학생 20여 명은 2006년 3월경 유학비자가 아닌 관광비자로 몬트세랫에 입국했다. 이들은 신분을 의심한 현지 경찰에게 여권을 압수당해 대부분 3개월 만에 귀국했다.

경찰 관계자는 “홍보책자를 내면서 유학설명회를 하더라도 정식으로 설립허가를 받은 대학인지 해당 국가의 교육당국에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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