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영 “고대녀는 제적생, 민노당원” 주장 파문

  • 입력 2008년 6월 20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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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주성영 의원/동아일보 자료사진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동아일보 자료사진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20일 MBC ‘100분 토론’에서 지난번 방송에 출연해 ‘촛불지지’ 발언으로 인기를 끈 ‘고대녀’ 김모 씨에 대해 언급하던 중 “고려대학교 학생이 아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김모 씨는 2006년 ‘고대 교수감금 사건’에 연루돼 출교됐다 최근 복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토론에서 주 의원은 반대편 패널로 나온 진중권 중앙대학교 교수에게 “진 교수께서 선량한 시민들이라고 말씀을 해서 그러는데, 지난주 이 프로그램에 나온 고려대 여학생 기억하느냐”며 “김모 학생인데, 알고 보니 고대생이 아니라 고대에서 제적을 당한 학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모 학생의 이력을 보면 민주노동당 당원”이라며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각종 선거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다닌 정치인인데 지난번 프로그램에 나올 때는 고려대학교 재학생으로 이렇게 나왔다. 이게 얘기가 되나”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10여분 뒤 진행자 손석희 씨가 “저희쪽으로 전화가 왔는데, 김모 학생은 제적됐다가 복학돼 현재 학생 신분”이라고 밝혀 주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 김모 씨는 ‘100분 토론’ 게시판에 글을 올려 “2006년 출교 조치 이후 2007년 법원으로부터 무효판결을 받았고, 가처분 판결을 통해 학생 신분을 회복했다”며 “저는 몇몇 인터뷰를 통해 제가 출교를 당했었고 민주노동당 당원임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국민이 볼 수 있는 공중파 방송에서 경솔하게 한 학생의 명예를 완전히 훼손하는 주성영 의원의 행동에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주 의원의 발언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국민들의 진정한 뜻을 어떻게든 깎아 내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20일 새벽부터 주 의원의 홈페이지는 항의하러 몰려온 누리꾼들의 등쌀에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김모 씨 등 고대생 7명은 2006년 보건전문대학의 2,3학년 학생들의 총학생회 투표권 인정을 요구했다가 보직교수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본관 건물 2층, 3층을 잇는 계단을 위아래로 막고 1평 남짓한 층계참에 학생처장, 보건대학장을 감금했다.

이후 학교에서 이들에 대해 출교 처분을 내리자, 법정 공방 끝에 지난 3월 18일, 서울중앙지법이 학생들이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복학하게 됐다.당시 재판부는 “학생들의 교수 감금행위는 중대한 비위행위지만 퇴학 처분은 징계사유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해 무효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결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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