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前노동장관 “지난 20년 노사관계 비합리성 팽배”

  • 입력 2008년 6월 20일 03시 01분


김대환(사진) 전 노동부 장관은 19일 “지난 20년간의 한국 노사관계는 비합리성 팽배의 시기”라고 비판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연구용역을 받아 만든 ‘한국 노사관계 20년의 평가’ 보고서에서 “과거의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새로운 노사관계 패러다임을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노동계에 대해 “막강한 교섭력을 바탕으로 노동운동을 정치투쟁으로 변질시켰다”며 “1987년부터 1996년까지 10년간은 임금 투쟁과 노동자 지위 향상이 노동운동의 주요 이슈였으나 외환위기 이후부터는 노조원의 고용 안정에 급급해 사측의 경영활동을 간섭했고 잦은 불법 파업으로 지나치게 전투적이라는 인식을 줬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인기 영합적인 단기 정책에 급급했고 노동정책의 일관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는 노사정위원회 설립이나 민주노총 및 전교조 합법화 등으로 노조 달래기에 나섰으나 노동계로부터 시위나 파업 자제를 얻어내지 못했고, 결국 불법을 묵인하는 정부의 태도가 노조의 준법 의식을 흐트러뜨려 해마다 반복되는 노사 불안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기업에 대해서는 “노사관계의 변화에 소극적이고 수세적으로만 대응했다”며 “노조의 불법 파업에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타협한 결과 노사 자율교섭체제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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