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시위대’ 시청 앞 도로 점거

  • 입력 2008년 6월 1일 19시 44분



▲ 영상취재: 동아일보 콘텐츠시너지팀 석동율 기자

세종로 촛불집회 강제 해산 중

경찰이 2일 오전 1시 45분경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교차로 일대에 남아있는 시위대 2000여명에 대한 강제 해산 및 진압에 나서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시경부터 광화문 교차로 부근에 남아있던 시위대 5000여명에 대해 강제 해산에 나서 시위대를 서울 시청 쪽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 수 시위대가 자진 해산 및 귀가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가 경찰에 맞서 끝내 귀가를 거부한데다, 경찰 병력 규모가 시위대 보다 많아지자 경찰은 강제 해산의 강도를 높이면서 일부 시위대를 연행하기 시작한 것.

이 시간 현재 경찰은 "해산하지 않을 경우 사법 처리 하겠다"는 방송을 계속 내보면서 강경진압에 나서 경찰 및 시위대 측의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참가자들에 따르면 오전 2시 현재 70명이 넘는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경찰은 오후 8시경부터 광화문 교차로에서 시위대와 대치해 왔으나 경고방송만 계속했을 뿐,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여성에게 발길질을 한 동영상 공개에 따른 부담감 때문에 강경진압을 자제하는 게 아느냐"는 시각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주말인 지난달 31일과 휴일인 1일 밤에도 서울 중심가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와 거리 시위가 이어져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1일 오후 7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2만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40여 분 동안 촛불집회를 개최한 뒤 청와대 쪽으로 행진하다가 세종로 사거리에서 저지하는 경찰과 대치했다.

이날 오후 11시 반 현재 시위대의 수는 6000여명으로 줄어들었지만 흥분한 시위대가 경찰 버스의 문을 부수고 들어가 점거하고 굵은 밧줄을 걸어 길을 막은 경찰 버스 4대를 끌어냈다. 경찰은 전날에 이어 분말소화기를 뿌렸고 물포를 쏘기 위해 살수차를 동원했다.

이날 부산과 대전 광주 청주 등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렸다. 대전에서는 200여 명의 시위대가 오후 5시경 대전 중구 대전역 서광장에서 충남도청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이에 앞서 전날인 31일 밤에는 촛불시위가 시작된 후 최대 규모인 4만여 명의 시위대가 촛불집회를 연 뒤 태평로와 을지로 등 시내 주요 도로를 점거했다.

이날 일부 시위대는 청와대 쪽으로 향하다 적선 사거리와 동십자각 사거리까지 진출해 8차로 도로를 점거한 뒤 청와대 방향으로 가는 길을 막은 경찰의 저지선을 한때 뚫기도 했다.

경찰은 촛불시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물포와>> 분말소화기를 사용하고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해 1일 오전 4시 55분경 청와대 인근에 몰려 있던 시위대를 겨우 해산시켰다.

하지만 시위대는 경찰의 강제 진압에 항의하며 1일 아침 다시 서울광장에 모였고 오후가 되면서 수가 늘어나 2000여 명이 다시 집회를 여는 등 하루 내내 시위가 계속됐다.

경찰은 1일 새벽 시위 현장에서 228명을 연행했으나 해산 과정에서 경찰 41명도 다쳤다. 시위를 주도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국민대책회의'도 시위 참가자 중 부상자가 6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김경한 장관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시위 대책과 쇠고기 원산지 표기 단속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평화시위는 보장하되 불법시위는 엄정 대처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촛불집회가 불법 폭력시위로 변질되지 않도록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 물포를 사용하고 경찰특공대를 투입한 것이 시위 진압 방식을 더 강경하게 바꾸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물포는 안전수칙에 따라 사용했으며 청와대 주변에서 과격시위를 벌이는 시위대를 전·의경만으로 제압하기 어려워 특공대를 동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기현기자 kimkihy@donga.com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美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대, 경찰과 대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