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포트폴리오 탄탄하면 공인점수 없어도 문활짝”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청심국제중 세 학생 우리 학교는 이래요

《청심국제중 입시는 크게 일반전형(58명)과 특별전형(42명)으로 나뉜다.

일반전형은 학교장 추천만 받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나, 특별전형은 주로 해외유학 경험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영어우수자 30명, 일본어우수자 5명, 지역우수자(경기 가평군 거주 학생) 2명, 외국인 5명 등이다.

청심국제중 측은 2009학년도 입시에서 영어우수자 전형 모집 인원을 줄이고 일반전형인원을 그만큼 늘릴 계획이다.

전·편입학 시험을 정기 혹은 수시로 실시하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서 옮기는 방법도 있다.

청심국제중에 일반전형, 특별전형 일본어우수자, 편입의 각각 다른 세 가지 방법으로 입학한 재학생들을 만나 입시에서 성공한 비결과 학교생활에 대해 들었다.》

○ 전형별 청심국제중 공략기

2학년 김서연(14) 양은 일반전형으로 입학해 전교 1등을 하고 있는 우등생이다. 영어로 수업을 하는데 해외 생활 경험이 없는 김 양이 1등을 한다는 것은 다소 의외다. 그러나 최영균 연구부장은 오히려 ‘국내파’ 학생들의 학업 수행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청심국제중 입시를 두 달 전부터 준비했다는 김 양은 영어 공인인증점수도 제출하지 못했다. 대신 고려대와 전국 16개 외고가 주최한 국제영어대회(IET)와 코리아 헤럴드에서 주최한 영어경시대회 수상경력을 제출했다. 글쓰기, 그림 그리기 관련 교내 수상경력이나 어린이신문에서 주최한 전국규모 대회 수상경력도 냈다. 6년 동안 수영을 한 덕분에 경기도 대표로 전국 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던 일이나, 전교 회장·부회장, 학급 반장 6학기 경력도 써넣었다. 이처럼 화려한 포트폴리오 덕분에 영어 공인인증점수 없이도 합격할 수 있었다.

3학년 이충하(15) 군은 미국에서 1년 반 동안 유학을 한 뒤 지난해 말 청심국제중에 편입한 케이스다. 청심국제중에는 이 군처럼 다른 학교를 다니다 온 학생이 상당수다. 3학년 학생 중 절반이 넘는 50∼60명이 일반 중학교로 전학했기 때문이다. 2학년도 20명 안팎의 학생이 전학을 갔다. 청심국제중은 매년 3월 정기 편입시험 이외에도 결원이 생길 때마다 수시로 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전·편입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류전형이 아닌 지필고사다. 이 군도 영어독해 시험과 수학 시험, 원어민 교사의 영어인터뷰를 치르고 합격했다.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최진현(15) 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1년 동안 일본에서 살았던 경험을 살려 일본어우수자로 입학했다. 최 군이 입학하던 당시에는 지필고사도 봤기 때문에 요즘과는 입학 전형이 전혀 달랐다. 최 군에게는 입학 후 생활이 더 어려웠다. 일본어는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지만, 영어 말하기에 약해 수업을 절반밖에 알아들을 수 없었다. 최 군은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남들보다 두 배는 노력했다”고 말한다. 밤마다 소등을 한 뒤 화장실에 숨어서 수업시간 내용을 복습했고, 주말에도 기숙사에 남아 숙제에 나온 단어나 예문을 필사적으로 외웠다. 덕분에 지금은 톱클래스의 영어실력을 보이고 있다.

○ 재학생, 학부모가 말하는 청심국제중 Good vs Bad

재학생들이 꼽는 청심국제중의 장점은 무엇일까. 김서연 양은 “친구들이나 선생님이 일반 중학교와 다르다”고 설명한다. 일반 중학교에서는 공부하는 학생들과 안 하는 학생들로 갈려 공부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어렵지만, 청심국제중에서는 모두가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김 양은 “서류전형 후에 2박 3일 합숙을 하면서 인성까지 보고 뽑아서인지 친구들이 모두 인성이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한국인 교사와 원어민 교사의 수업 비율이 6 대 4 정도 되고, 교사가 파워포인트를 적극 활용하는 등 수업에 열정적이라는 점도 좋다.

국제사법재판소 판사가 꿈인 이충하 군은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한다. 국제무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영어로 말하는 훈련이 필수적인데 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익힐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최진현 군은 기숙사 생활과 교사와의 친근감을 장점으로 꼽는다. 청심국제중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보니 가족과 떨어져 있고, 학원에도 다니지 않는다. 자연히 시간관리나 학업관리를 스스로 하게 된다. 독립심이 길러지는 것이다. 최 군은 교사들이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대해주는 점도 너무 좋다고 말한다. 몸이 아파 기숙사에서 혼자 울고 있을 때 담임교사가 직접 찾아와서 달래줬던 일이나 휴일이면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등산을 했던 일은 최 군이 갖고 있는 좋은 추억의 일부다.

그러나 학부모로서는 진로에 대해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청심국제중은 내년 2월에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같은 재단 소속인 청심국제고에 지원하면 전형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다른 중학교 출신보다 유리하다.

문제는 서울지역 외고에는 진학할 수 없다는 점이다. 12월 초에 원서접수를 마감하는 서울 지역 외고는 중학 3학년 기말고사 성적까지 요구하는데 청심국제중은 기말고사가 12월이라 지원이 불가능하다.

경기 지역 외고에는 지원할 수 있지만 일반 중학교 학생보다 내신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청심국제중학교 현황(2008년5월기준)
위치경기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개교2006년 3월
학생 수약 300명(학년별 약 100명)
기숙사2인 1실(매주 주말 집에 갈 수 있음)
교사 수66명(30%가 원어민 교사)
교사 1인당
학생 수
9.6명
1년 학비1056만2200원=등록금 426만2200원(분기당 106만5550원)+기숙사비 630만 원(한달 70만 원×9개월)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청심국제중 학생의 하루▼

청심국제중 2학년 이청심(가명) 양은 오전 6시 기상 음악이 울리면 잠에서 깨어난다. 이 시간에는 전교생이 일어나 교가를 부르고, 간단한 스트레칭과 함께 허깅(Hugging·동성 짝과 서로 안아주는 것)을 한다.

6시 반에는 아침식사를 하고, 7시면 교실에 모인다. 8시 10분까지 신문활용교육(NIE)을 하기 위해서다. 청심국제중에는 TV가 없어서 이 양에게는 신문이 바깥세상과의 유일한 통로다. 이 시간에는 국내 일간지나 영자 신문 가운데 하나를 자발적으로 선택해서 읽는데,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이 목표인 이 양은 영자 신문을 구독하고 있다.

9교시 수업이 끝나면 6시부터 7시 반까지 저녁 시간이다. 저녁 시간이 긴 것은 동아리 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이 양은 얼른 밥을 먹고 치어리더 클럽인 ‘Cheeritz’에서 응원동작을 연습한다. 저녁 시간이 끝나면 본격적인 공부시간이다.

7시 반에서 9시 20분까지가 1차 자습, 9시 45분에서 11시 5분까지가 2차 자습 시간이다. 이 양은 보통 열람실이나 도서실에 가서 공부를 한다. 자습 시간 사이에는 모두가 좋아하는 간식 시간이 있다. 간식은 매주 고구마 감자 소시지 호박죽 등이 번갈아 가며 나온다.

자습 시간에 방과 후 학습을 신청해서 따로 배울 수도 있다. 방과 후 학습은 대부분 공부 관련 수업들이다. 수학심화학습이나 SAT, 토플, 한국사능력검증시험, 중국한어수평고시(HSK), 일본어능력시험 등이 주제다. 일주일에 하루 2시간은 전교생이 ‘1인 1악기’ 제도에 따라 악기 연주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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