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단체가 광주시내 대형할인점의 라면 값이 모두 똑같다며 업체 간의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일 “지난달 25∼28일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지역 6개 할인점의 라면 값을 조사해 보니 모두 같았다”며 “이는 담합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봉지라면(5개 묶음) 값은 △신라면 3000원 △짜파게티 3400원 △너구리 3200원 △안성탕면 2800원 △진라면 2980원 △삼양라면 2980원으로 나타났다.
용기면은 △튀김우동 800원 △신라면(대) 800원 △새우탕 800원 △진라면(6개 묶음) 3900원 등으로 모두 똑같았다.
이 단체 관계자는 “각기 다른 점포에서 판매되는 같은 제품의 라면 가격이 모두 동일한 것은 담합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며 “업체 간 경쟁으로 상품 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해 소비자들의 알뜰 구매를 돕는 ‘오픈 프라이스제’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할인점은 같은 값에 라면을 팔면서도 ‘초특가 판매’ ‘파격가 찬스’ 등 광고 문구를 붙여 놓고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합 행위 조사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 광주사무소 측은 이에 대해 “판매 가격이 같다고 해서 담합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며 “사업자 간 합의를 통해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했다는 증거가 나와야 담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신중한 의견을 밝혔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