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대단한(?) 도둑’…훔친 리모컨 열쇠로 車 찾아내

  • 입력 2008년 3월 7일 02시 46분


강원도 스키장서 ‘슬쩍’한 리모컨 열쇠 들고

대치동 일대 ‘꾹꾹꾹…’ 3시간 뒤져 車훔쳐

지난달 13일 강원도 스키장의 스키복 대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K(20) 씨는 손님이 의자에 겉옷을 놓고 갔음을 알았다.

K 씨는 주인을 찾으려고 주머니에서 신분증을 찾다가 A(24) 씨의 승용차 열쇠(리모컨형)를 발견하곤 돌려주지 않았다.

두 달간의 아르바이트를 마친 K 씨는 18일 고속버스에 올랐다. 서울에 도착해 오전 2시부터 강남구 대치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리모컨 열쇠를 작동시켰다.

A 씨가 스키복을 빌릴 때 친구들과 대화하다가 “강남구 대치동에 산다”고 말했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K 씨는 3시간 만에 A 씨의 집 앞에서 ‘삑삑’ 하는 신호음을 울리는 밴 승용차를 찾아냈고, 고향인 경남 김해시로 그 차를 몰고 내려갔다. 그는 5일 오전 8시 50분경 창원서부경찰서 용강검문소를 지나다가 무인판독기에 걸려 붙잡혔다.

K 씨는 경찰에서 “차를 몰아보고 싶은 호기심에 잘못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를 훔치기 위해 서울까지 간 것도 그렇지만 넓은 지역에서 리모컨 열쇠로 차량을 찾은 것도 특이하다”고 말했다.

K 씨가 대학 신입생이고 전과가 없으며 차량이 회수된 점을 감안해 경찰은 그를 6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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