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 원 빚 때문에…’ 어린이 3명 납치범 검거

  • 입력 2007년 12월 30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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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만 원의 빚 때문에 어린이 3명을 납치해 돈을 요구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A(8) 군과 B(8) 군, B 군의 동생 C(6) 군 등 3명을 납치한 뒤 A 군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모두 450만 원을 요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미성년자 약취·유인죄)로 이모(30·무직) 씨에 대해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29일 오후 3시 반경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 초등학교 인근 문구점 앞에서 "'원더걸스' 공연을 보러 가려는데 함께 가자"며 김 군 등 3명을 유인해 자신의 승용차에 태웠다.

이 씨는 이어 오후 9시 반경부터 서울 종로구 등에서 공중전화를 이용해 3차례 A 군 부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현금으로 한 명 당 150만 원 씩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오후 11시 반경 경찰이 자신을 쫓고 있다고 생각한 이 씨는 "아저씨가 일이 있어서 나가야 한다"며 양천구 안양천길 부근에 어린이들과 차를 버린 뒤 달아났다.

이 씨는 30일 오전 2시 반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에 숨어있다 수상하게 여긴 경비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한편 A 군 등은 차문을 열고 나와 택시를 탔고, 택시 기사가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얼마 전부터 일자리를 잃고 승용차에서 지내는 등 생활고를 겪어 왔으며 친구들에게서 빌린 돈 400여만 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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