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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1월 28일 0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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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 27일 오전 5시 45분(현지 시간 26일 오후 9시 45분)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
세계박람회기구(BIE) 제142차 총회가 열린 이곳은 2012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일순 긴박감에 휩싸였다.
오전 5시 48분. 1차 투표 결과가 전해졌다. 여수가 68표, 모로코 탕헤르가 59표, 폴란드 브로츠와프가 13표였다. 참석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표차가 9표에 불과하자, 2차 투표에서 뒤집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1차 투표에서 탕헤르와 20표 이상 차가 나야 여수 유치가 안정권에 든다고 밝혀 왔기 때문이다.
투표 직전 이뤄진 프레젠테이션에서 탕헤르가 아프리카 국가 BIE 대표들에게서 기립박수를 받았던 것도 마음에 걸렸다. 이날 모로코는 국왕 동생인 무하마드 라시드 왕자가 ‘깜짝 등장’해 지지를 호소한 가운데 ‘탕헤르는 아프리카의 희망’이라는 감각적인 공연을 선보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눈과 귀는 곧바로 진행된 2차 투표 결과에 집중됐다. 오전 5시 50분. BIE는 여수가 77표를 얻어 63표를 획득한 탕헤르를 14표 차로 제치고 엑스포 개최지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총회장 밖에서 응원전을 펼쳤던 300여 명의 국민응원단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기쁨의 눈물에 젖었다.
2002년 12월 모나코에서 열린 2010년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중국 상하이(上海)에 패배한 여수가 5년을 기다린 끝에 ‘권토중래(捲土重來)’에 성공한 것이다.
BIE 대표들은 총회장을 나오면서 한국 대표단에게 ‘펠리시타시옹(축하한다)’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날 북측 BIE 대표인 한석철 주프랑스 유네스코 참사는 “동족이기 때문에 여수를 선택했다”며 “최근 북남관계가 잘 풀리고 있어서 나중에 북한관 개설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여수엑스포유치대표단장인 한덕수 국무총리와 유치위원장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손을 맞잡고 연달아 “만세”를 불렀다.
노무현 대통령도 한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2012 세계박람회 유치를 축하하면서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한편 유치 결과 발표 후 파리 시내 곳곳에서는 유치위 관계자들과 국민응원단의 자축연이 이어졌다. 유치위는 파리 시내 최고급 레스토랑인 파비용도핀에서 각국 BIE 대표들과 만찬을 한 데 이어, 유치위 숙소인 메리디엥에투알 호텔에서도 승리의 샴페인을 터뜨렸다.
파리=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향후 준비 어떻게
SOC 확충등 11조 이상 투입 예상
여수 엑스포는 2012년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열린다.
정부는 500여 일 동안 여수엑스포 유치 활동을 해 온 유치위원회를 조만간 해체하고 대신 정부 차원의 임시기구인 ‘2012 여수세계박람회 준비기획단’을 해양수산부 산하에 설치해 박람회장 조성, 전시관 기획 업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앙 정부의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제도의 정비도 필요하다. 정부는 엑스포 개최에 대한 정부의 지원 내용 등을 규정하는 ‘여수 엑스포 개최 지원에 관한 특별법’(가칭)을 올해 말까지는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1∼6월) 구성될 ‘2012년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는 엑스포 준비작업을 본격 추진하는 한편 연간 2차례 준비 상황을 세계박람회기구(BIE)에 보고해야 한다. 조직위 구성과 운영에만 총 230억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
또 정부와 여수시는 여수 신항과 여수역 주변, 덕충동 지구 등 159만3000m²에 들어설 박람회장 건설에 1조700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로 공항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7조7000억 원이 필요하며 엑스포 행사장 주변 호텔 리조트 건립 등에 2조 원 정도의 민간 자본이 투입돼야 한다.
여수=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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