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젊게 늙자” 어르신들 신나는 쇼

  • 입력 2007년 10월 25일 0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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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문경 노인건강축제

“노인이나 젊은이나 건강의 비결은 움직이는 거야. 몸을 흔들어야 한다는 거지.”

대한노인회 경북 문경시지회는 25일 문경시 모전동 실내체육관에서 ‘2007 문경시 노인건강축제’를 연다.

행사를 준비하느라 바쁜 고영환(80) 지회장은 건강 비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목소리만 들으면 30, 40대처럼 느껴질 정도로 활기가 있었다.

젊은 시절 육상선수로 활약했던 고 회장은 “요즘도 아침마다 집 근처에서 4km가량 조깅을 한다”며 “노인이라고 움직이지 않으면 건강이 더 나빠진다”고 말했다.

이날 건강축제에는 지회 소속 65세 이상 노인 7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노인체조경연대회를 비롯해 건강식단 전시회, 발마사지, 체성분 분석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2003년 가을부터 시작된 문경 노인건강축제는 지역 14개 읍면동에 사는 노인 1만6000여 명이 가장 기다리는 가을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공무원을 하다 10년 전 퇴직한 박상규(70) 사무국장은 “퇴직하고 6개월이 지나니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며 “노인회 일을 하면서 많이 움직이니까 다시 젊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산북면 월천리에서 양봉을 하는 고정분(70·여) 씨는 “여기저기 쑤시고 아팠는데 몇 년째 운동을 하면서 아주 달라졌다”며 “내일 체조대회에서 뭔가 보여 주겠다”며 웃었다.

문경시 보건소가 읍면동별로 개최하는 노인운동교실에는 매일 1200여 명이 참가하고 있다.

경북지역의 노인 인구가 크게 늘면서 노인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가 도내 23개 시군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건강체조 보급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적십자사 경북지사는 노인 건강체조 지도자 8명을 양성해 시군의 노인회관을 찾아가 노인들이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 올해 들어 240회에 걸쳐 1만여 명에게 체조를 지도했다.

이 건강체조는 ‘고향의 봄’ 노래에 맞춰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가벼운 춤을 출 수 있도록 짜여 있다.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대한적십자사 주최로 열린 제1회 전국노인건강체조 경연대회에서 경북 대표로 참가한 구미팀은 3위를 차지했다.

경연대회에 참가했던 윤정옥(67·여·구미시 황상동) 씨는 “무릎이 아파 노인정에 앉아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체조를 배운 뒤 다시 건강해졌다”며 “이런 기분이 ‘제2의 인생’인가 싶다”며 좋아했다. 적십자사 경북지사 배형예(30·여) 지역보건담당은 “일상적으로 체조를 하며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질병을 막고 생활을 활기차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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