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운용인력 전문성 부족"

  • 입력 2007년 7월 30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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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적립금은 현재 200조 원이지만 2012년에는 400조 원, 2043년에는 2600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자산운용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신속하고 올바른 투자판단을 내릴 수 있을 만큼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자산배분 문제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국민연금 자산운용 전문성 떨어져

무엇보다도 전문적인 운용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평가단의 지적이다.

평가단은 보고서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조직의 인원충원이 지속되고 있으나 기금 규모의 증가와 투자대상의 다변화에 대응하기에는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불과 8명의 인원으로 2006년 말 기준 150조 원의 국내 채권투자를 효과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선진국 공적 연금기금의 경험에 비춰보면 국민연금은 해외투자와 대체투자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이며 이에 걸맞은 인력투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재 확보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기금운용의 성과가 향후 국가재정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평가단은 강조했다.

평가단의 연강흠 자산운용팀장(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은 "기금운용위 위원들의 자산운용 전문성이 낮다"면서 "운용위가 기금운용 전반과 함께 자산운용을 다루는 것도 전문성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위원장인 복지부장관과 재경부 농림부 산자부 노동부 기획처 차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경총 중소기업중앙회 전경련 대표 △한국노총 민주노총 전국공공노조연맹 대표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음식점중앙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참연대 대표 △한국개발연구원장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등 21명으로 구성됐다.

각 단체들의 대표는 자산운용을 직접 담당했던 사람들이 아니라 해당 기관의 단체장 또는 간부들인 경우가 많아 전반적으로 자산운용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 기금운용위 어떻게 개선하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를 실질적인 전문가들로 채워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완선 기획처 기금제도기획관은 "기금운용위의 결정사항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자산운용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 없으면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기금운용위는 자산운용 경험이 많은 실질적인 전문가로 구성돼야 한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전문가의 개념은 무엇인지, 전문가를 어떤 절차로 임명해야 하는지, 이들이 결정해야 할 사안은 무엇인지, 운용위가 외국의 투자기관으로부터 자문을 받을 수 없는지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다른 부처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 관계자는 "2004년 말에 정부가 합의한 지배구조개선안을 토대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이 방안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을 21명에서 15명으로 줄이고 전문성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병완 기획처 장관은 최근 "앞으로 국민연금 적립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국가적인 과제이므로 우리나라 자산운용의 최고 고수들로 자산운용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이에 대한 책임도 한 부처의 전문성을 넘어서는 것인 만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부처 간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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