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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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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졸업 예정인 제주대 해양산업공학과 4학년 김상범(32) 씨.
김 씨는 대학생과 졸업생, 심지어 수많은 직장인이 목매달고 있는 고시(考試), ‘공시’(公試·공무원시험을 줄여 부르는 말)를 통과하지 않고도 공무원이 되는 기회를 얻었다.
그는 지난달 중앙인사위원회가 지방대 출신들을 위해 실시한 지역인재 추천채용에 지원해 견습직원으로 선발됐다. 내년 2월 6급 공무원 대우를 받으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다.
김 씨는 “3년 견습 기간 동안 근무성적이 일정 수준은 돼야 정식 6급 공무원으로 임용되지만 공직 사회에 첫발을 디딘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중앙인사위 박상희 균형인사과장은 “지역인재 추천채용은 2005년부터 실시돼 이미 1, 2회 선발자들이 34개 부처에서 근무하고 있다”면서 “지방의 우수한 인재들을 뽑았고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큰 문제가 없으면 대부분 정식으로 임용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채 대신 특채 비중 높아져=젊은이들 사이에 공무원이 인기 직종으로 떠오르면서 행시나 외무고시 등 5급 공채는 물론 7급, 9급 공채도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특채’를 통해 공무원이 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중앙인사위에 따르면 2005년과 지난해 신규 임용된 5급 공무원 가운데 특채를 통해 공직에 진출한 인원이 오히려 공채보다 많았다.
2005년 행시 출신 5급 신규 공무원은 234명이었지만 특채는 269명, 지난해에도 행시 출신은 244명이었으나 특채는 395명이나 됐다.
정부가 행시 규모를 줄이는 대신 자격증이나 학위 소지자, 이공계 출신을 대상으로 한 특채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인사위 정만석 인력개발정책과장은 “특채 요건은 외국어 능통 등 12가지로, 능력을 갖췄다면 도전해 볼 만한 다양한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특채는 결원이나 필요한 인력이 생긴 부처에서 자체적으로 뽑는다. 중앙인사위 홈페이지(www.csc.go.kr)에서 각 부처의 공고를 확인할 수 있다.
▽이공계, 자격증 소지자가 유리=중앙인사위는 2004년부터 각 부처의 과학기술인력 수요를 모아서 5급 기술직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이공계 일괄 특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공계 박사, 관련 분야 자격증을 가진 전문 인력을 서류 전형과 면접시험을 통해 뽑는 것. 올해는 30명 선발에 박사 기술사 변리사 의사 연구원 등 834명이 지원해 2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결과는 8월에 발표된다.
행정고시에도 기술직(55명 선발)이 있기 때문에 이공계의 공직 진출 기회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자격증 소지자가 공직에 들어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공무원은 2004년 82명에서 2005년 111명, 지난해 154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과거에는 감사원과 경제 부처 등에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인력이 집중됐으나 최근에는 청 단위의 부처까지 진출이 늘고 있다.
그렇다고 특채가 고시나 공시보다 쉬운 길은 아니다.
올해 지역인재 추천채용만 해도 109개 대학에서 293명을 추천해 경쟁률은 5.9 대 1이었다. 또 대학에서 추천을 받기 위해서는 학과 성적이 5% 내에 들고 토익 성적이 775점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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