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청 이번엔 ‘출장비 나눠먹기’

  • 입력 2007년 6월 14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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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청렴위원회는 13일 서울 성북구청이 지난 2년 동안 직원들에게 실제 출장 여부와 관계없이 47억여 원의 출장비를 일괄적으로 정액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청렴위에 따르면 성북구청 직원들은 2005년 1월부터 올 5월까지 매달 12일씩 관내 출장을 했다는 명목으로 출장비를 타갔다. 6급 이하 직원들은 이렇게 해서 1인당 매달 24만 원씩 29개월 동안 46억여 원을 수령했다. 과장 26명도 이 기간에 192만∼528만 원씩 모두 1억여 원을 받았다.

관내 출장이란 공무원들이 민원 해결이나 현장 방문, 행사 준비 등을 이유로 청사 밖 관내에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공무원 여비지급 규정은 공무원이 4시간 이상 나갈 경우 하루 2만 원을 주도록 하고 있다.

청렴위는 특히 과장급 공무원들은 출장신청서조차 작성하지 않고 출장비를 정액으로 받아가는 등 근무 기강이 매우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성북구청은 “대부분의 직원이 월 12일 48시간 출장이라는 기준을 일반적으로 충족하는 현실을 감안했다”며 “행정절차 간소화 차원에서 15년여 전부터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마찬가지로 정액 방식으로 지급해 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성북구청은 퇴직을 앞둔 공무원의 해외연수를 지원하기 위해 1인당 500만 원씩 지급하는 ‘공로연수비’도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5∼2006년 공로연수를 신청한 58명 가운데 실제 36명은 해외연수를 하지 않고 퇴직해 1억8000여만 원을 낭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로연수비는 퇴직을 1년 앞둔 공무원이 국외 문화유적지 시찰 등을 통해 사회적응 능력을 배양하도록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해외연수 경비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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